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불을 어떻게 버려야 하나 고민하던 A(42)씨. 스마트폰으로 구청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하지만 여러 번 화면을 올리고 내려도 도통 담당 부서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교환원을 거쳐 드디어 담당자와 연결. 폐기물봉투를 구매해서 버려야 하는데 봉투는 별도 판매처가 있다고 한다. 판매처를 물었더니 시설관리공단에 알아봐야 한다며 그쪽 담당자 전화번호를 불러준다. 또 전화를 해야 한다고? 이불 하나 버리는 게 이렇게 번거로운 일이었나 싶다. 

 최근 주택으로 이사한 B(50)씨에게 골칫거리가 생겼다. 집 앞에 쓰레기봉투가 하나둘 쌓이더니 어느새 고정석이 돼버린 거다. 신고하기로 마음먹고 구청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신청을 마무리하기까지 거친 절차만 무려 13단계. 한 시간이 꼬박 걸렸다. 그런데 아뿔싸! 거주지를 잘못 기재했다. 수정하려면 본인 인증부터 다시 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는 마쳤지만 담당자가 접수는 했는지, 무단투기가 언제 해결될지 알 길이 없다. 

 바야흐로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정보 검색도 전자상거래도 은행 거래까지도 모두 일사천리다. 인공지능이 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상담은 평일 오후 6시까지란 시간 장벽을 넘어서 밤에도 공휴일에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시대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는 민간 영역과 달리 민원 처리가 주요 업무인 관공서 영역에서는 아직까지도 불편한 점이 많다. 위 사례처럼 단순한 민원도 처리 과정은 여전히 번거롭고 복잡하다. 

 그래서 인천 서구가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 챗봇에 기반한 민원상담에 서구만의 민원시스템을 결합해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홈페이지를 선보인다. 바로 소통1번가다. 웹에 기반했던 전형적인 관공서 홈페이지에서 벗어나 주민 관점에서 바라보고 주민 편의에 맞춰 전면 개편한 소통 플랫폼이다. 무려 14개월에 걸쳐 준비했다. 

 소통1번가는 전국에서 관공서 홈페이지로는 유일무이하게 모바일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췄다. 검색도 편리할 뿐더러 엄지손가락 하나로 주요 메뉴를 둘러보고 즐겨찾기를 관리할 수 있는 플로팅 버튼까지 갖췄다.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추천 메뉴도 제공한다. 불법주차로 피해를 보는 분에게는 주정차단속 화면을, 취업 준비생에게는 채용 소식과 일자리 정보를, 이사 온 주민에게는 서구의 새 소식을 알려주는 식이다. ‘어? 관공서 홈페이지가 이렇게 편리했어?’란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소통1번가는 쉽고 간편한 데다, 투명하고, 열려 있다. 

 구청에 직접 가지 않아도 각자 갖고 있는 휴대전화로 다 해결할 수 있다. 먼저 접근성부터 달리했다. 네이버, 구글 등 포털사이트에서 ‘소통1번가’를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노출된다. 카카오톡 대화창에서도 ‘#소통1번가’를 입력하면 바로 연결된다. 

 민원신청 단계도 훨씬 간소화된다. 이전에는 수차례에 걸쳐 전화하고, 열 번이 넘는 단계를 거쳐 민원을 신청했다면 이젠 원터치로 간단하게, 화면을 나간 후 다시 들어가도 로그인이 유지된 상태에서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마치 넷플릭스를 연상케 한다. 

 민원처리 과정 역시 투명하게 전달된다. 택배 배송 과정을 전달받듯 알림톡을 통해 ‘민원이 접수됐습니다→○○과로 배정됐습니다→담당자(이름, 전화번호)가 정해졌습니다→현장 확인 중입니다→현재 심사 중입니다→민원이 처리 완료됐습니다’ 등의 내용이 단계별로 전해진다. 365일 24시간 상담에 응하는 챗봇은 쓰레기봉투 구매와 여권 발급 등 단순 반복적인 민원을 해결해준다. 담당자가 부재중이어도, 업무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민원 해결이 가능하다. 담당자도 업무 과부하에서 벗어나 한층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감성 기능으로 친근함까지 덧입혔다. 행복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바로 소통이다. 24시간 열려있는 소통1번가로 내 손안에서 쉽고 편리하게 서구를 만나면 서구에서 이뤄지는 많은 변화가 우리 모두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 거다. 그렇게 주민들의 눈높이를 맞춰 나가면? ‘소통도시 서구’, ‘행복도시 서구’가 성큼 우리 곁에 와 있으리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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