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남양주시가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수십년 고통을 받아온 조안면 지역주민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행사가 열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달 30일 오랜 고통을 겪고 있는 조안면 주민의 상처를 달래고 화해와 용서를 구하기 위한 ‘조안의 아픔·눈물 그리고 상처’ 행사를 개최했다.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장기간 고통을 겪어온 조안면에서, 더욱이 지난 2016년 실시된 검찰의 대대적 단속으로 문을 닫은 84곳의 음식점 중 한 곳에서 열린 행사는 원주민의 아픔을 시민이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행사엔 조광한 시장과 공무원, 주민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조안의 아픔·눈물 그리고 상처’를 주제로 규제의 역사와 조안 주민들의 아픔을 짚어보고 향후 시와 주민이 협력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기준 조안면통합협의회장은 "부모세대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전과자가 되고 자식들은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전과자가 돼야만 했던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이제라도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 이번 헌법소원을 시작으로 모두가 협력해 사람답게 먹고 살 수 있게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주민이 받은 상처에 대한 용서와 포용, 치유와 사랑의 의미를 담은 노란 손수건을 공직자들에게 달아주며 희망을 찾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양측은 또 노란색 종이에 그동안 마음에 담고 하지 못했던 말들과 희망을 담은 문구를 적어 건물 입구에 붙이며 의견을 나눴다. 특히 지난 40여 년의 아픔과 눈물이 계속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자손들이 웃을 수 있는 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협력 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이에 조 시장과 공직자들도 각종 규제로 오랜 기간 힘겨웠던 주민의 아픔과 눈물을 잊지 않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약속했다.

조 시장은 "지금에 와서 4천여 조안 주민들의 가혹한 희생을 전제로 2천500만 수도권 주민들이 안전한 물을 공급받고 있는 것이 과연 정의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팔당상수원의 수질개선은 한계에 이르렀고 물 안보 관점에서도 단일 상수원은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적으로 수도권 상수원을 남한강, 북한강 유역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45년 전의 하수처리기술 수준으로 현재까지 규제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며, 변화된 수처리 기술 등에 맞춰 물에 대한 규제도 반드시 변화돼야 한다"며 "양수리에선 가능한 것이 조안에선 안된다는 사실 자체로 말이 안된다. 주민들이 열심히 준비해 헌법소원까지 이르게 됐으며, 시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조안면 주민들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하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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