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34년 만에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한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501호 법정.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34년 만에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한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501호 법정.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일명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한 이춘재(56)가 첫 사건이 발생한 지 34년 만에 법정에 나와 자신이 진범이라고 증언했다.

2일 오후 1시 30분께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재판에 피고인과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이춘재는 화성과 청주에서 발생한 14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범행을 인정한 뒤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청록색 수형복을 입고 흰 머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짧은 머리를 한 채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입장한 그는 증인석에 자리잡은 뒤 법정에서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을 선서한 후 변호인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증인 신문은 8차 사건 당시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성여(53)씨의 대리인을 맡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가 시작했다.

1994년 구속된 이후 이 씨의 수감생활이나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한 박 변호사의 질문에 이 씨는 "장기간 1급 모범수로 있었다"며 교도소장상을 받은 점과 외부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던 이력 및 최근 범행 자백 이후 가족과 전혀 연락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화성과 청주에서 발생한 14건의 살인사건의 진범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곧바로 인정한 뒤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사건을 수사하러 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며 "가족을 비롯해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범행을 자백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프로파일러들의 대화에 마음이 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며, 이미 범인이 검거됐던 8차 사건을 자백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건(8차 사건)을 빼고 진술하면 진실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날 재판이 이뤄진 ‘8차 사건’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에 대해 "제가 저지른 살인사건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형생활을 한 윤 씨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모든 일이 제자리로 돌아가 (윤 씨의)앞으로의 삶이 더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로 인한 피해자들과 유가족 등 사건과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사과 드린다"며 "제가 저지른 일이 없던 일이 될 수 없지만,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전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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