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해익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하해익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요즘 코로나가 환경까지 위협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폐기물 재활용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폐기물 재활용 업체들은 멘붕 상태에 놓여 있다. 이들이 버티지 못하고 손을 놓으면 아파트 앞에 또 하나의 쓰레기 아파트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나로 인한 배달 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시대적인 상황과 배달문화 장점이 만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반대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쓰레기다.

배달문화 특성상 모든 음식들은 밀폐용기, 개별용기 등 각종 용기에 담아 가고, 판매자는 회수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사용하고 난 후 버리기 편리하게 대부분 플라스틱 등 일회용기에 담아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플라스틱 용기 등 쓰레기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분리수거도 되지 않기에 재활용도 어렵다는 측면이다. 

배달과 함께 찾아온 쓰레기 대란은 어떻게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다. 코로나시대 쓰레기 대란을 막으려면 환경문제는 나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를테면, 밀폐하기 위해 비닐로 포장될 경우 비닐은 모두 제거하고, 용기는 음식물을 모두 씻겨내고 분리 수거해야 한다. 아울러 제도적으로 포장용기를 친환경 포장재를 바꾸거나 종이포장으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배달음식에 쓰이는 일회용기를 수거해서 세척해 다시 쓸 수 있는 다회용 그릇으로 바꾸는 발상전환도 필요하다.

만일 지금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쓰레기 대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지난 2018년 폐비닐 대란이 일어났을 때처럼 수거업체들이 수거를 포기할 수도 있다. 값이 안 되거나 손해를 보면서 수거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도 1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그러들 기미도 없이 연일 100명 이상씩 확진자가 발생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다 보니 우리 일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외식을 줄이고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는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카드 결제금액은 10% 감소했지만, 배달 결제액은 오히려 75.4%나 증가했다고 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나마 희망이고 배달업체와 상생 방안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1회용 쓰레기가 넘쳐나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2018년 8월부터 자원재활용법에 의해 시행됐던 1회용품 사용규제는 뜻하지 않은 재난에 무용지물이 됐다. 1회용품 사용을 규제해 왔던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을 통한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상황 종료 시까지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기에 법을 어긴 것도 아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플라스틱, 비닐류, 스티로폼 등 생활폐기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가끔 1회용품 사용증가에 편승한 오염 플라스틱과 배달음식 용기에 음식물이 섞여 재활용 폐기물 선별이 힘들다고 한다.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생활쓰레기, 폐비닐, 빈 농약병 등 소각, 매립 등 불법처리가 만연하고 심지어 가구나 폐타이어, 가전제품 등을 몰래 버리고 가는 얌체족까지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손이 부족해 바쁜 와중에 얌체족의 투기 쓰레기까지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와 같은 재활용폐기물 문제는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실천의지를 갖고 해결할 문제다.

당장 우리 가정에서부터 ‘깨끗이 접어서’, ‘깨끗이 씻어서’, ‘라벨을 떼서’, ‘이물질 없애서’를 실천해 배출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된 재활용 분리작업을 해야 한다.

지금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다.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보다는 나부터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실천해야만 코로나 시대 쓰레기대란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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