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가 선양을 이어받아 황제에 오르고 위제국(魏帝國)이 탄생했다. 서기 220년의 일이었다. 바야흐로 위·촉·오 삼국시대의 출발점이었다. 제갈량이 나섰다. 유비에게 황제 즉위를 권한 것이다. 유비는 강력히 거부했다. 그러자 제갈량이 말했다. "성인께서 이르시기를 명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순리에 맞지 않는다(名不正則言不順)고 했습니다. 지금 명분이 정당하고 언사가 순리에 맞는데 왜 주저하십니까. 하늘의 뜻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재앙을 받는다는 말을 모르십니까?"

결국 이듬해 4월, 유비는 촉한(蜀漢)의 황제로 즉위하게 된다. 

요즘 세계 각국은 지도자의 교체와 새로운 시대를 향한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다. 미국 대선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조그만 일이 생겨도 진영 논리에 갇힌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는 물론, 남을 탓하는 모습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여야 공히 난형난제다. 도대체 명정언순의 기본이 언제 자리 잡을지, 연목구어는 아닌지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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