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 중고차수출단지.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 연수구 송도 중고차수출단지.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남항에 추진 중인 중고차수출단지(스마트 오토밸리)는 주민들도 반대하지만 중고차수출업계도 이전할 마음이 별로 없다. 임대료가 비싼데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판매가 늘면서 앞으로는 최신 시설을 갖춘 중고차수출단지보다 비대면 판매를 위한 시스템 개발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4일 시와 업계에 따르면 송도유원지 중고차수출단지는 업체별 3.3㎡당 8천∼1만2천 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스마트 오토밸리 임대료는 3.3㎡당 2만5천∼3만 원으로 예상된다. 현재 임대료보다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수출업체들은 스마트 오토밸리에 들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다른 시도들이 혜택을 예고하고 있어 스마트 오토밸리는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전북 군산은 2023년 4월 개장을 목표로 군산항 일원 22만7천396㎡ 부지에 1천50억 원을 들여 내수와 수출용 중고차 등을 체계적으로 취급하는 수출복합단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 공개한 임대료는 3천 원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이다. 또 택시 대폐차 물량을 수출업체에 몰아줄 방침이다. 특히 인증제도를 만들어 중고차의 가치를 높여 100만 원에 판매하던 차량을 200만∼300만 원에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평택도 경쟁력 있는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스마트 오토밸리의 최신 시설과 넓은 부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수출업체 한 관계자는 "매달 1천 대 정도였던 비대면 판매가 2천 대 이상으로 올랐고, 내년부터 전체 판매량의 10%가 넘고 최대 20%까지 비대면 판매가 늘어날 것 같다"며 "비대면 판매가 늘면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주차장, 1급 공업사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에 스마트 오토밸리 같은 시설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출업체들이 전부 스마트 오토밸리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세한 분들은 야적장 같은 곳에서 하는 게 낫다고 하지만 사업 규모가 큰 분들은 깨끗한 최신 시설이 필요하다며 스마트 오토밸리로 들어가고 싶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9월 중고차 수출대수는 총 4만901대로 집계돼 전월(3만3천794대) 대비 21.0%p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출 규모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 수출대수는 전년 대비 30.4%p 증가한 46만9천876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업계는 중고차 수출시장이 3조∼4조 원 정도 규모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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