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의 수총(首塚)은 낙양에 있다. 관우의 목을 벤 손권이 나무상자에 머리를 담아 조조에게 보냈고, 조조가 침향 나무로 몸체를 만들어 장례를 치른 곳이 낙양이었던 것이다. 그 사연은 이랬다. 형주는 손권이 다스리는 강동지역과 유비의 파촉지역, 조조의 중원지역 중간쯤에 위치한 요충지였고 손권이 탐냈던 곳. 그런데 실질적으로 이곳을 다스리던 관우는 손권에 대해 별로 좋은 입장이 아니었다. 따라서 위·촉·오 3국이 형주를 둘러싸고 묘한 갈등이 계속돼 왔었고, 급기야 조조 진영에서 손권을 부추겨 관우의 배후를 치면 형주를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했던 것이다. 결국 손권은 형주를 차지했으며 관우를 생포해서 참수했다. 하지만 차후 유비 진영의 복수가 염려돼 마치 조조가 관우 사건의 배후인 양 목을 베어 보였던 것이다. 관우의 목이 낙양의 조조에게 도착했을 때 사마의가 말했다. "이는 손권이 화를 우리에게 떠넘기려는 계책입니다." 사실이 그랬다. 요즘 ‘남에게 화를 떠넘기려는 술책’이 사방에서 기승을 부린다. 계책인지 음모인지 아니면 졸렬한 꼼수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난무하고 있다. 허튼 수작의 절정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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