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돈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한재돈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신신애가 부른 노래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라는 노래가락을 들으면서 참으로 멋진 노래라는 인상을 받았다. 어느 분이 작사 작곡을 했는지는 모르나 세상 물정을 훤하게 꿰뚫고 있는 도인의 창작곡이라 생각하니 더욱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곡을 쓰신 분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한다.

알고 보면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요지경(瑤池鏡)이란 잔잔하고 고요한 호수 속의 청정한 거울 같은 면을 말한다. 세상 모든 물상들과 일들은 거울에 비치는 영상과 같다. 호수 속도 거울과 똑같이 모든 만상과 일들을 그냥 그대로 호수면에 비칠 수 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은 지상에 있는 수천 수백 만의 청정한 호수 속에 모두 비친다. 비치는 달은 진짜 달이 아니다. 모두가 그림자인 가짜들이다. 거울 속도 마찬가지이다. 거울 속에 비친 현상물들은 모두가 진짜가 아닌 환과 같은 가짜들이고 헛것들이다.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맑고 깨끗한 조그마한 호수가 있었다. 그 마을에 강아지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 강아지가 호숫가를 거닐고 있다가 목이 말라 호숫가로 가서 물을 마시려 하는 순간 물속에 또 다른 강아지가 있는 것을 보고  다른 강아지인 줄 알고 호수에 비친 강아지와 한바탕 죽자 살자 싸우려다가 물에 빠져 죽게 된 일이 있었다. 어리석은 강아지의 어리석은 행태였던 것이다. 호수에 비친 자기자신의 영상물을 다른 강아지로 착각한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가 거울 같은 청정한 마음을 갖고 산다. 그리고 청정한 그 마음속에 모든 세상의 일들을 빠짐없이 비치면서 살고 있다. 그 마음속에 비치는 모든 물상들은 거울에 비치는 물상들처럼 모두가 그림자이고 환과 같고 헛것들이다. 모두가 가짜인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마음속에 비친 영상 같은 물상들을 진짜인 것으로 알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얻어봤자 가져봤자 저세상으로 갈 적에는 하나도 가져갈 수 없는 것들이고 가짜들인 것들을 갖고 투쟁과 갈등과 싸움질을 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그와 같이 거짓이고 가짜들에게 속지 않는 대장부의 사람이다. 열심히 살고 부지런히 살고 열성적으로 노력하면서 살면서 돈과 명예와 지위를 얻더라도 좋은 마음으로 베풀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세상 살면서 잘난 척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비운 마음으로 하늘 같은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다.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청정한 마음이 진짜임을 아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때가 묻지 않는 청정하고 고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파에 물들어 시커먼 때가 끼어있다. 그러므로 세상 물정과 진리를 바로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는 모두가 똑같은 청정한 마음을 가진 둘이 아닌 하나의 존재들이다. 그러나 물에 비친 자기 모습과 영상들을 진짜로 보고 알고 사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됨으로써 서로 차별된 존재이고 서로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며 살기에 서로가 경쟁하면서 미워하며 시비하면서 싸우며 사는 것이다. 마치 호수 속에 비친 그림자를 진짜로 알고 그림자와 서로 싸우는 강아지꼴이 되는 것이다. 요사이 대한민국의 정치권에서 나타나는 진면목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의 행태이다. 강아지처럼 그림자들과 서로 싸우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면 진아(眞我)인 자기 자신을 찾는 도인(道人)이 돼야 한다. 도인이 되는 길만이 이 세상이 살기 좋고 서로 도우며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회가 되는 길이며 나아가 국가와 세계가 평화롭고 안녕이 보장되는 길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지경 속이다’라는 노래를 다시 한 번 불러 본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정신 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