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광교 웰빙타운 인근의 등산로에 토지주들이 설치한 철조망과 철제 펜스가 1년간 방치되면서 주민과 등산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독자 제공>
수원시 광교 웰빙타운 인근의 등산로에 토지주들이 설치한 철조망과 철제 펜스가 1년간 방치되면서 주민과 등산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독자 제공>

수원 광교산 일대 토지주들이 등산로 입구를 철제 펜스 등으로 봉쇄<본보 2019년 11월 13일자 18면 보도>하면서 주민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시설이 산불 발생 시 큰 피해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수원시에 따르면 광교 웰빙타운 일대 등산로 입구 곳곳에 지난해 7월부터 토지주들이 철조망과 철제 펜스 등을 설치하면서 등산로가 봉쇄됐다.

당시 인근 주민들과 등산객들은 그동안 이용하던 등산로 진입이 불가능해지자 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시는 해당 토지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그해 11월 해당 등산로의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을 등산로 입구에 게시했을 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1년이 되도록 시설물들을 방치해 둔 상태다.

하지만 지난 7일 광교산 형제봉 7∼8부 능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330여㎡ 규모의 임야를 태운 뒤 진화되는 과정에서 해당 시설물들이 방해 요소로 작용하자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소방서는 117명의 소방대원을 비롯해 소방헬기 1대와 소방차 9대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던 철조망과 철제 펜스 등으로 인해 화재현장까지 진입이 어려워 완전 진화까지 1시간 25분이 소요됐다.

인근 주민들은 "당시 화재현장에는 다행히 지리를 잘 아는 시민들이 있어 소방관과 시 관계자 등 화재 진압 대원들을 철조망 등이 설치되지 않은 길로 안내했지만, 일부 대원들은 철조망이나 펜스 등으로 인해 진입로를 찾아 현장을 헤매야 했다"며 "향후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자칫 더 큰 화재로 번질 우려가 있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영통구는 9일 해당 토지소유주들 측에 연락해 ‘해당 시설물들로 인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으니 치워 달라’고 요청하며 협의를 벌이고 있다.

영통구 관계자는 "최근 화재는 신고가 워낙 빨리 이뤄져 진화가 크게 늦어지지는 않았지만, 토지주들이 설치한 시설물들로 인해 소방관들이 등산로를 헤매면서 진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추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어 토지주 측에 협의를 구한 상태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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