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인천에코랜드 조성 모델 예시. /사진 = 인천시 제공
가칭 인천에코랜드 조성 모델 예시. /사진 = 인천시 제공

대한민국 인구 절반의 관심이 12일 인천으로 쏠렸다.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폐쇄를 결정하고 이를 대체할 자체매립지와 소각장 등 환경기초시설 입지후보지를 공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발표를 앞두고 그동안 대체매립지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시는 12일 오전 11시 자체매립지 후보지 1곳과 소각장 4곳의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어느 지역으로 결정되든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정식 발표가 있기 전부터 후보지역이 여러 군데 거론되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어서다. 옹진군 관계자들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영흥도가 매립지 후보지로 선정될 경우를 대비해 시청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2013년 인천연구원이 진행한 ‘인천시 대체매립지 시설 등 폐기물처리시설 신·증설 타당성 연구’ 용역에서 서구 오류동과 영흥면, 송도LNG기지 인근, 옹진군 신·시·모도, 중구 중산동 등이 언급됐었지만 어느 한 곳도 쉽지 않다.

당시 용역에 따르면 서구 오류동 1442번지 일원은 검단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및 사업장폐기물을 매립하기 위한 폐기물처리시설로 지정돼 있고, 기존의 공단조성도로를 통해 차량 진입이 쉽다는 점에서 매립지 조성이 용이할 것으로 평가받은 후보지다. 하지만 불과 1∼2㎞ 떨어진 곳에 민가가 있고, 30여 년 동안 수도권매립지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던 점을 감안하면 자체매립지 조성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영흥면은 2013년 후보지로 거론된 데 이어 최근에도 한 법인이 자신의 땅을 자체매립지로 공모하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부지와 인접한 지역에 민간 양식장이 위치한데다 폐기물 운송 경로 상 안산시 대부도를 관통해야 하기 때문에 안산시와의 마찰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수구 송도동의 LNG인수기지 인근 나대지는 주위에 민가가 없어 주민들의 민원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근에 골프장과 LNG시설 등이 있어 대상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구 중산동 운염도 부지는 인근 준설토투기장 일부를 매립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었다. 운염도에는 도로가 개설돼 부지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자연경관 훼손과 환경피해, 어업권 보상 민원 등이 장애물이다.

옹진군 신·시·모도 부지는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과 연계해 매립지 건설을 추진할 수 있다. 이 역시 신도리 일원이 연약 지반인 것을 감안하면 예상 매립 기간이 10년에 불과하고, 공유수면 매립 관련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느 곳 하나 대상지로 선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후보지 발표 전에 민심을 달래기 위해 환경기초시설의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지역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발표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막상 대상지 발표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시 관계자는 "주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유력한 곳으로 꼽히는 후보지 1곳만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을 설득해 매립지 종료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각 군수·구청장들에게도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후보지 발표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