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11월 시작된 평택대학교 1기 임시이사회가 전원 교체됐다. 이로써 평택대는 이달 중순부터 2기 임시이사체제로 들어가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정식이사체제 전환의 길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체를 검토했던 교육부가 1기 임시이사들을 전면적으로 교체한 것은 이들에 대해 총체적인 ‘불신임’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1기 임시이사 체제는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송 목적에 맞게 잘못을 저지른 구재단 일가를 축출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보인 점은 있다. 

그러나 임시이사 초반부터 일부 교수세력과 결탁해 이들을 제외한 모든 학교 구성원을 적폐로 규정하고, 공포와 탄압 정치를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10명 이상 교직원의 컴퓨터를 모두 못보게 하고, 이들을 전원 대기발령하는 유례가 없는 일을 저지른데 이어 셀프 승진, 교수 해임 등 임시이사들과 ‘자칭 교수회’로 불리는 일부 소수 교수들의 만남은 실로 ‘잘못된 만남’이었다는 평이다. 

또한 족벌주의(nepotism)를 청산하는데 일정 정도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이들은 파벌주의(factionism)라는 다른 형태의 괴물을 탄생시킨 것이다. 족벌주의의 사익과 갑질은 파벌주의로 전환돼 유치한 수준으로 진행된 것이다. 결국 이들의 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로 임시이사들은 모두 교체됐고 ‘자칭 교수회’는 극소수만 남았으며  최근 교육부가 직접 평택대에 민원조사를 나와 셀프 승진과 불법적인 평의원 선출 등에 대해 조사를 하는 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교육부가 이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2기 임시이사 체제가 시작된다. 또다시 평택대를 공포와 탄압으로 몰고 갈 것인지, 치유와 화해를 통해 정이사 체제로 순탄하게 이끌어갈지는 두고볼 일이다. 2기 임시이사들은 먼저 평택대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해 진단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암이라고 해서 똑같은 암인지 어떤 암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초기인지 말기인지, 경증인지 중증인지, 어느 부위에 암이 있는지를 먼저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과 기존 사례에 매몰돼서는 정확한 진단이 이뤄질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학내 구성원과 폭넓은 대화와 소통을 해야 한다. 진단이 정확하게 이뤄지면, 처방과 수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하는 것이며 구성원 다수를 적폐세력이라고 단정 짓는 ‘적폐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평택대 정상화 과정은 임시이사들이 혼자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소통하고 협의하며 평택대의 특수성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처럼 사실상 수면 이하로 가라앉은 공영형 사립대학을 마법의 주문처럼 외치고, ‘시민과 함께 상생하고 성장한다’는 플랜카드를 내걸고는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토론회의 학내 개최를 불허하는 등 눈가리고 아웅하는 개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평택대는 교수들의 대표단체가 최근 설립됐고, 직원들도 노동조합으로 대오를 갖췄다. 또한 총학생회도 출범했다. 동문회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시민단체도 평택대 정상화에 적극적이다. 이제 2기 임시이사들은 대학의 공공성을 위해 봉사해 평택대의 생존을 만들어내고, 나아가 평택대도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잘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