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했다. 인천시는 지난 12일 2024년까지 1천400억 원을 들여 옹진군 영흥면에 자체 폐기물매립지 ‘인천에코랜드’를 조성하고 2025년부터는 인천 쓰레기만 처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992년 개장한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30년 가까이 서울·경기 쓰레기를 함께 받아왔지만 2025년 현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서울·경기 쓰레기를 더는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2천500만 명의 쓰레기를 떠안은 ‘쓰레기 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며 독자 노선을 공식화한 인천시의 발표로 대체 부지 마련에 미온적인 경기도를 향해 공동 조성의 희망을 버리고 어서 쓰레기 대책을 마련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인천시의 이 같은 독자 행보에 대해 쓰레기 매립지 사용을 놓고 경기도, 서울시와의 갈등 양상이 커지는 모양새다.

도는 인천시의 발표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당장 대체매립지 부지 등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당황한 기색이다. 도는 2015년 환경부와 서울시, 인천시와 함께 맺은 4자 협의체 합의는 약속이므로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런 식으로 독자 매립지 지역을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는 인천시만의 계획일 뿐이라며 추이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도는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사용하면서 대체 매립지를 함께 찾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지만 늘 외면받아야 했던 쓰레기 매립지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은 결국 이번 사태로 더욱 불거지게 됐다. 4자 협의체 합의 5년이 지난 지금 ‘쓰레기 대란’ 공포는 다시 찾아왔다. 인천시는 ‘이번에야말로 무조건 2025년에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운 가운데 매립지 폐쇄까지 4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도는 대체매립지 후보지 공모조차 못 하고 있어 향후 쓰레기 대란이 우려된다. 이제라도 도는 내가 만든 쓰레기는 내가 처리한다는 원칙을 삼아 도민만이 사용하는 대체매립지를 찾아야 한다.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쓰레기 매립지는 어느 곳에도 없다는 것이 이번 인천시의 발표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내세우는 인천시를 교훈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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