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고의 곤색 더블버튼 상의는 정말 멋졌어. 송도고 학생들이 우르르 지나가면 그렇게 남자다웠지. 인항고는 바둑판으로 유명했자나. 베이지색과 검은색 네모 문양이 촘촘하게 박혔지. 체육시간에 교복을 판삼아 오목을 둔다자나. 그래도 가장 이해 안 되는 교복은 광성학교 녹색 상하의 교복이었어. 칠판색과 같았지."

인천에서 교복을 입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이 넘은 40대 초반 아저씨들의 대화다. 학생 때 교복에 대한 다양한 추억들은 가끔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만큼 교복에 대한 기억이 오래 남아 있기도 한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3일 인천시의회 행정감사 업무보고에서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을 거론하며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학습하는 기본학습권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시교육청은 인천시내 학교 260곳에 지난해 5만2천430명(139억5천400만 원), 올해 5만3천635명(148억5천700만 원) 등을 대상으로 교복구매비를 지원했다. 교복 구매비 단가는 2020학년도 27만7천 원, 2021학년도 28만 원이었다. 기본학습권이라는 명목으로 150억 원 가까운 예산을 5만여 명의 학생에게 지원한 것이다. 

그렇지만 인천에는 무상교복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교복을 지원받지 못한 662명의 학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말 적은 수치다. 이렇게 적은 인원지만 이들은 왜 무상교복 정책에서 소외받았나. 보편적 교육 접근성, 기본학습권 보장 등을 이유로 모두에게 동일한 교육 여건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면서 말이다.

662명의 학생 대다수가 장애 등을 가진 특수학교 학생으로 확인됐다. 특수학교 학생은 교복을 착용하지 않고, 시교육청이 무상교복에 상응하는 어떤 것도 제공하지 않는다. 조례를 근거로 무상교복만 제공 가능하고 대체 지원은 어렵다는 것이다. 무상교복 지원을 위해 엉성한 조례를 만들고 그 조례로 인해 교육복지 사각지대를 키우는 것이다. 아이러니하다.

특수학교 학생들은 그 누구보다 교육복지 혜택이 절실한 대상일 것이다. 무상교복 사각지대 학생들도 교복과 관련한 추억이 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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