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역사의 진화, 거기엔 시대에 따른 교육의 변화가 필수이다. 그런데 교육에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이다. 하지만 학습교육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에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이 학습교육이다. 여기엔 새로운 정보를 융합하는 사고력과 창의력, 타인과의 소통능력, 공감능력 등이 적용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4차 산업혁명 시대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 낸 혁명의 시대를 말한다. 그 핵심에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무인 운송수단(무인항공기, 무인자동차), 3차원 인쇄(3D프린팅), 나노기술과 같은 6대 분야에서의 새로운 기술혁신이 포함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식과 정보가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암기했던 지식과 학력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대신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활용·융합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습능력을 갖춘 인공지능(AI)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경제데이터를 활용한 경제 기사는 이미 80%가 인공지능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 이제 인간은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인공지능은 그 정보를 활용해 인간이 원하는 아웃풋(outfoot)을 생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게 됐다. 일례로 유연자동차 100년의 역사는 저물고 무인자동차 시대가 펼쳐지고, 모든 비즈니스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포노 사피엔스가 신인류로 등장해 X세대는 이미 구시대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은 아직도 산업화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암기 위주, 칠판 위주의 교육이 그 단적인 증거다. 지금처럼 교과서를 가지고 열심히 암기하는 일방적인 학습교육을 하루속히 벗어나 인터넷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슈들, 삶 속에서 접하는 문제들을 가지고 토론식 수업과 발표식 교육으로 생각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창의력을 발현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의 진화는 어디까지 왔는가? 간단한 사례를 들어보자. 우리나라 TV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 프랑스의 한 교육기관 이야기다. 바로 에콜42다. 이 기관은 프랑스 이동통신사 회장이 사재로 설립한 곳으로 학비가 무료다. 학위 없이 졸업생 대부분이 글로벌 IT기업에 취업하는 명문이다. 놀라운 사실은 교수가 없다. 학생들에게 프로젝트를 주고 학생끼리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학습이 이뤄진다. 교수가 없는 이유는 교수의 고정관념을 학생들에게 고착화시킬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또 강의를 하지 않는 것은 협동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바로 수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셰리 셰파드 기계공학과 교수는 말한다. "30년 전에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전통적인 교재와 깔끔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평범한 공식에 숫자를 대입하면 정확한 답이 나왔지요. 하지만 이제 점점 더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바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의 시대입니다." 티핑포인트란 ‘갑자기 뒤집히는 점’으로 폭발적인 변화의 시점을 일컫는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제 생존을 위해서 절대적이다. 우리의 구한말 시대, 쇄국정책에 의해 국가가 망하던 것을 생각해 보라. 미래의 학교는 인간 본연의 역량인 창의성, 예술, 사람 간 상호작용, 자동화될 수 없는 인간의 공감능력 등의 특성을 키워야 한다. 

이는 결국 인간은 모두가 독특한 개성과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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