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빅딜’이 성사됐다. 전 세계 7위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항공여객시장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와 대규모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천억 원으로, 내년 초 2조5천억 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KDB산업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천억 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천억 원 등 총 8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 탄생에 따른 우려도 있다. 우선 시장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다. 이번 인수로 인해 장거리 항공여객이 독점 체제로 전환되면서 소비자의 가격결정권이 침해될 것이란 우려다. 특히 수익 극대화를 위해 중복 노선을 통합 운영할 경우 여기에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5개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노동자 의견을 배제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무조건 흡수하는 것이 아닌 아시아나항공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한 고용 불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관련 백브리핑에서 "현재 고용유지지원금을 항공사에 지원하고 있고, 그 전제조건이 최소 90% 이상 고용 유지다. 때문에 특별히 중복 인력을 조정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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