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론
92분 / 액션 / 15세 관람가

도시를 초토화시킨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바이러스를 피해 혼자 집 안에 고립된 ‘에이든’은 바깥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점차 줄어들자 극심한 외로움에 지쳐 간다. 설상가상, 폭력적으로 변한 이웃들이 집 안까지 침입하기에 이르자 극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희망을 잃어버린 에이든이 죽음을 결심한 순간, 건너편 아파트에 있는 또 다른 생존자를 발견한다.

영화 ‘얼론’은 갑작스러운 재난 경보로 통제 불능이 된 도시 속 홀로 고립된 남자의 피도 눈물도 없는 생존을 그린 팬데믹 서바이벌이다. 에이든은 어느 날 갑자기 익숙한 공간이 공포로 가득한 곳으로 바뀌자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이 점에서 주인공이 전면에 나서 좀비와 맞서 싸우는 기존의 좀비물과는 차이가 있다. 그런 그가 생존자를 발견한 후 도시 밖으로 탈출을 고민하면서 이야기는 흥미롭게 전개된다.

‘얼론’에 등장하는 좀비의 모습도 조금은 색다르다. 영화는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강한 폭력성을 드러내고 보통 식인 행위를 일삼는 감염자들이 낮은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췄고 약간이나마 인간 시절의 기억이 있다고 설정한다. 

감염자들은 환기구를 타고 이동하며 단순한 문장을 내뱉기도 한다. 마치 좀비이기보단 식인 풍습을 즐기는 야만인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것은 혐오와 차별, 분노와 광기를 표출하는 현 사회의 문명화된 야만에 맞서는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가 주목한 신예 타일러 포시와 ‘헝거게임’ 시리즈의 스노우 대통령으로 알려진 연기파 배우 도널드 서덜랜드가 합을 맞춰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도널드 서덜랜드는 의문의 인물인 에드워드로 분해 15분 남짓한 짧은 출연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존재감을 발산한다.

여기에 ‘캡틴 마블’, ‘블랙 팬서’ 등 마블 영화의 독보적인 비주얼을 책임졌던 전문가들과 ‘포드 V 페라리’, ‘로건’ 속 고난도의 액션 장면을 탄생시킨 최정예 스태프들이 총출동해 영화의 높은 완성도를 예고한다. 특히 코로나19로 달라진 현 시대에서 영화 ‘얼론’은 국가적 재난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생활밀착형 액션으로 실감나게 그려내 색다른 재미와 공감을 함께 안길 예정이다. 

영화 ‘얼론’은 지난 6월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살아있다’의 할리우드 버전이기도 하다. 두 영화 모두 작가 맷 타일러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18일 개봉.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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