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지역에서 대형 폐기물 스티커 도난 사례가 이어지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17일 미추홀구의 한 주택가에 버려진 대형 폐기물과 스티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기껏 구매해 붙여 놓은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왜 떼어 갑니까? 지자체나 경찰에서도 얌체 같은 짓을 뿌리뽑도록 확실하게 계도해 줬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28일 인천시 부평구의 한 도시형생활주택. 이곳에서 관리 업무를 보고 있는 A(49)씨는 주택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던 중 어느 화면에 시선이 꽂혔다. 이날 새벽 정체를 알 수 없는 중년의 남녀가 주택 주변을 서성거리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다. 동태를 살피던 남녀는 주택 외부의 폐기물 적치소에서 입주민이 버린 침대에 붙어 있는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떼어내 주머니 속에 넣은 뒤 유유히 사라졌다.

최근 인천지역에서 대형 폐기물 스티커 도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일부 기초단체에 따르면 가구, 가전제품, 기자재 등 대형 폐기물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결제 또는 지정된 판매점에서 스티커를 직접 구입 후 부착해야 수거가 가능한데, 이를 알고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스티커를 떼어가 폐기물 수거에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주민은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유가증권’의 일종으로 판단, 이러한 행위가 절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떼어 가는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한 A씨는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대형 폐기물 스티커에 바코드가 있다는 점과 스티커가 없어도 수거업체와 지자체 등에서 확인 절차를 거치면 수거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절도사건이 아닌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를 두고 한 주민은 "떼어 간 스티커를 자기 폐기물에 붙여서 처리하거나 값싸게 판매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스티커를 분실하면 구매처에 가서 기록을 확인한 후 수거업체와 지자체 등의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번거로움을 우리가 왜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돈을 주고 산 스티커를 누군가 떼어 갔는데 이것이 왜 범죄가 아니냐"고 반발했다.

관할 지자체 역시 대형 폐기물 스티커가 재사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확인 절차를 거치면 스티커 없이도 수거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구입한 기록이 있다면 스티커 없이도 수거가 가능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대형 폐기물 스티커 도난·분실 사례가 빈번한 지역에 대해 계도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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