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어시장에서 시민들이 수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최근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어시장에서 시민들이 수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이 인천 소래포구어시장에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통시장이 아닌 소래포구어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래포구어시장에서 영업하는 일부 상점과 식당 주인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손님이 건네는 온누리상품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일부 지자체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으로 선택한 뒤 유통이 활발해지자 소래포구어시장 일부 상인은 SNS 등 각종 홍보매체를 통해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적극 알리고 있다.

실제 온라인에는 온누리상품권으로 소래포구어시장에서 해산물을 구매하고 식사비용을 지불했다는 내용의 글이 개인 블로그와 커뮤니티에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의 상품권 사용처에는 인천 소래포구어시장이 빠져 있다. 소래포구어시장은 항구 주변에 자연스레 형성된 가게들이 모여 장사하는 곳으로 전통시장으로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래포구어시장 상인들은 온누리상품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곳이 전통시장이 아니라는 걸 시민 대다수가 모르기 때문에 온누리상품권을 거절하면 손님들이 불쾌감을 표시하거나 아예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온누리상품권은 받아도 문제다. 상인들이 온누리상품권을 현금화하려면 등록된 은행에서 환전하거나 시장 상인회가 현금으로 바꿔 주는데, 소래포구어시장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 그렇다 보니 상인들은 손님에게 받은 온누리상품권을 다른 전통시장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는 데 재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래포구어시장 관계자는 "무허가 장사로 취급받다 보니 각종 지원에서 빠지고 있다"며 "상품권을 현금화할 수 없어 다른 시장에서 장보는 데 쓰는 등 각자 유동적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 유통 관련 사안은 시가 아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확인해야 한다"며 "소래포구어시장은 전통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시의 관리 대상 전통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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