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 밝은세상 / 1만5천 원

「인생은 소설이다」의 주인공은 작가다. 기욤 뮈소의 작품 중 「아가씨와 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에 이어 연속 세 번째로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세 편의 소설 모두 작가란 어떤 존재이고, 소설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가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각각의 소설들이 미스터리와 판타지를 결합시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맹 오조르스키는 열아홉 권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로, 그가 집필한 모든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다만, 그의 눈앞에 놓인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다들 로맹의 소설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등 뒤에 꼬리표를 붙인다. 로맹 오조르스키는 미처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지가 고정된 작가가 돼 있다. 신작이 나와도 더 이상 뜨거운 뉴스가 되지 않을 뿐더러 그냥 연례행사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비평가들에게 늘 똑같은 소리를 듣고, 인터뷰 자리에서도 전에 이미 들었던 질문들이 반복되기 일쑤다. 기자들은 로맹에게 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지 않는지, 상상력의 한계에 다다른 건 아닌지 묻곤 한다. 노골적으로 악의적이고 비아냥거리는 질문들이다. 

로맹 오조르스키는 작가로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야 하고, 등 뒤에 붙은 꼬리표를 떼어버려야 한다. 그는 열두 번째 소설을 선보이고 나서 작가로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자 한다. 과연 어떻게 해야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참신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로맹은 이름을 바꾸고, 언론과 독자들의 선입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소설, 지금껏 한 번도 다뤄 본 적 없는 새로운 영역의 소설을 쓰고자 한다. 그는 데뷔 시절처럼 창작의 열망이 불타오른다. 로맹의 은밀한 구상이 현실화되면서 새로운 작가가 탄생하고, 예기치 않았던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온다. 

로맹은 글쓰기에 매달려 지내느라 배우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 그의 부인은 이혼을 통보하고 집을 나가고, 로맹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로 여기는 아들의 양육권마저 부인에게 빼앗길 위기에 직면한다. 이혼을 통보하고 떠난 부인의 거짓 주장과 모함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가면서 로맹은 ‘소설은 잘 쓰는지 몰라도 인성은 쓰레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책 「인생은 소설이다」는 작가란 어떤 존재인지, 소설이란 무엇인지, 인생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그려 나갈지 혹은 어떻게 수정해 나갈지 상상해 보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육아 불변의 법칙
고희정 / EBS BOOKS / 1만7천 원

이 책은 아이의 발달을 크게 정서, 인지, 사회성, 언어 4개의 영역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난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행동의 이유가 되는 정서 발달 영역을 시작으로 아이가 어떻게 세상을 탐색하고 배워 나가는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인지 발달 영역,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원만하게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사회성 발달 영역, 인간에게 꼭 필요한 생존 도구인 의사소통의 기본이 되는 언어 발달 영역으로 구분해 각각의 영역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7가지 법칙을 제시한다. 

또한 각 발달 영역이 서로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아이 발달은 어느 한쪽에 집중할 수 없는 문제이고, 영역 간 균형감 있는 발달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그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올바른 육아법인지에 대해서도 알려 준다. 어느 한 전문가가 제시하는 단편적인 솔루션이 아니라 그동안 EBS 방송을 통해 소개된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의견과 조언, 해당 분야에서 손꼽히는 석학들의 이론,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 검증된 결과물들을 제시한다.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 인플루엔셜 / 1만5천800원

우주로켓 연구자였던 쓰쿠다 고헤이는 로켓 발사 실패의 책임을 지고 연구직에서 물러난 후 도망치듯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변두리 중소기업 쓰쿠다제작소의 사장이 된 지 7년째다. 현실에 좌절할 새도 없이 대기업 나카시마공업에서 날아온 특허 침해 소송장과 함께 쓰쿠다제작소는 하루아침에 도산 위기에 처한다. 대기업의 우위를 이용한 비열한 방식도 서슴지 않는 상대에 맞서 쓰쿠다와 직원들은 최첨단 특허기술을 지키고 자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주거래 은행마저 등을 돌리고 직원들 간 불협화음도 생겨난다. 

한편, 민간 우주로켓 사업을 추진하는 굴지의 대기업 데이코쿠중공업이 쓰쿠다를 찾아오고, 로켓 엔진에 탑재될 밸브 시스템의 특허 사용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상상을 뛰어넘는 거액의 사용료를 제시한다. 눈앞의 현실적 이득 앞에서 쓰쿠다는 누구도 예상 못한 제안을 한다.

「변두리 로켓」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변두리 동네 중소기업이 뛰어난 기술력과 우직한 끈기를 무기 삼아 대기업에 맞서 우주로켓의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경쾌한 필치와 진한 감동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제145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42.2%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작가이자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대가로 잘 알려진 이케이도 준의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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