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되는 식량위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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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되는 식량위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법학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11.19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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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202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던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본부에서 가진 AP통신 인터뷰에서 "올해보다 더욱 심각한 최악의 식량 위기가 내년에 닥쳐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최대 1억3천만 명이 만성적인 기근 상태로 내몰릴 것이라고 전망했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식량 생산과 공급이 감소되면서 연말까지 세계 기아 인구는 당초 전망보다 2배 늘어난 2억7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한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 보고서도 가속화되는 기후변화, 인구증가, 식량안보 위협 등의 요인들에 의해 앞으로 심각한 식량부족과 농산물 가격 폭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농업분야는 기후변화에 취약해 기온이 높아지면 곡물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해충과 잡초 번식만 왕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여러 전망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식량위기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009년 56.2%에서 10년 만인 2018년 9.5%p 하락한 46.7%를 기록했다. 2015~2018년 사료용 수요까지 감안한 곡물 자급률은 23%에 그쳐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주식인 쌀 자급률은 97.3%이지만 기타 곡물 자급률은 현저히 부족하다(밀 1.2%, 옥수수 3.3%, 콩 25.4%). 이런 연유로 우리나라는 연간 1천600만t 이상을 외국에서 구입하는 세계 5대 식량 수입국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베트남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수출제한을 계기로 식량위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 일어난 마스크 구입 대란을 떠올리더라도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상황’이 언제라도 우리 앞에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식량 부족사태가 발발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식량수급 자국우선주의가 지배하게 될 것은 필연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런 비상상황에 대해 대책을 갖고 있을까. 이 땅에 사는 수천만 국민과 자손들의 안녕을 생각하면 적잖이 불안해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존에 필요한 식량 자급을 절대적으로 확보하도록 획기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일부 국회의원과 농업계 인사들이 주장하는 ‘식량 자급률 확보를 위한 국가적인 노력 의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만으로는 터무니없다. 

물론 헌법에 이런 규정을 반영하는 것이 나쁠 리는 없겠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이런 추상적인 규범조항을 헌법에 반영하기 위해 담론을 이어나가기보다는 농업 생산력 증진을 위한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대책을 세워 당장 시행해야 한다. 제25회 농업인의 날(11월 11일)을 보내면서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세 가지 사항을 제안해 본다. 기본적으로 국가는 ‘국민’을 위한 농업 발전에 더욱 전념해야 한다.

첫째, ‘농업의 규모화’를 꾸준히 진전시켜야 한다. 고령화된 농민이 안심하고 은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현행 직불금제도를 준연금적 성격인 기본소득제도로 개편하는 방안 등), 재산상속 시 농지분할 금지 등 다방면의 법·제도 개선도 병행함으로써 우리 농업의 만성적 문제점인 규모의 영세성을 탈피해야 한다. 둘째, ‘법인의 농업 참여 확대’를 시행해야 한다. 주식회사 등 기업의 농업 참여 허용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농업생산·유통 등 농업의 전 과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법인을 공기업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농업의 공업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켜야 한다. 로봇·AI 등 첨단과학 기술과 연계된 ‘식물공장’, ‘닭공장’ 등이 더 많이 생겨나도록 농업의 디지털화·스마트화를 가속화시키고 농업부문(생산·유통 등)의 광범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농업데이터의 체계적 생산·축적·가공·전파를 위해 정부가 적극 투자하고 지원해야 하며, 농업 및 바이오분야에 젊고 유능한 과학기술 인력과 공학도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런 분야의 실질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기업의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세계적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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