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통장 5천여 명을 대표하는 여성 리더가 있다. 인천시통리장연합회 손경해 회장이다. 

임기 중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사귀었던 게 가장 큰 자산이었다는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마무리된다. 그는 "통장을 시작으로 총무와 사무처장을 지내고 회장직까지 이 단체에 몸담은 지 어언 17년이 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혼자서는 선뜻 나눔을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통리장연합회라는 단체로 모여 나눔을 실천할 수 있으니 좋다고 했다. 그는 17년간 통리장연합회에 몸담으며 가가호호 굽어 살피기 위해 노력해 왔다. 통장 일을 하면서 내가 사는 아파트에 어떤 이웃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손 회장은 통장 일을 하니까 주변 일들이 무심히 봐지지 않는다며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챙기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나눔이 재미있다는 손 회장은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우리 가족이 다섯 자매인데 5명이 다 똑같아요. 다들 식당을 하고 있는데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밥을 먹여요. 어려서 어머니께서 길가에 그냥 누워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이불을 덮어 주고 밥을 해 주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니 당연히 나누고 베푸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졌죠.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마음이 메마르면 가난한데,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고 베풀면 편하고 좋아요."

통장 일을 하며 기억에 남는 사람도 있다. "청학동 삼 남매와 할머니가 있었는데 부모의 이혼을 겪고 할머니 손에서 길러지는 아이들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과자와 요구르트를 사다 주곤 했죠. 어느 날 할머니께서 제게 고맙다며 뒷산에서 손수 도토리를 주워 손질해서 한 가득 가져다 주신 적이 있었어요.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손 회장의 딸도 남에게 주는 것을 좋아한다며 나눔은 확실히 보고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한단다. "그래도 우리 딸은 세상을 영악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항상 나누는 게 좋다고 하네요."

특히 김치 담그는 일을 좋아해 매번 김장철이 되면 김치를 통 크게 담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손 회장은 최근 아팠다가 회복하면서 ‘앞으로 살면서 더 좋은 일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언젠가 땅에 묻혀 흙이 될 몸을 아끼기보다는 움직여서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고 싶어서다.

"적십자회비 용지가 오면 198가구로 가는 용지 빈 공간에 자필로 편지를 써요. 우리가 커피 한 잔만 덜 마시면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쓰일 것이라며 손길을 기다린다는 내용이지요. 손은 아프고 힘들지만 이렇게 하면 확실히 많은 손이 모입니다. 나눔은 나눔을 불러요."

[적십자 나눔에 함께하시는 분들 - 정기후원자] 

㈜한빛산업 20만 원, ㈜어니스트리테일 20만 원, 한국가스기술공영㈜ 20만 원, 진성산업개발㈜ 20만 원, 오상홍 5만 원, 장병환 5만 원, 이은숙 3만 원, 변혁 3만 원, 최윤정 3만 원, 임종현 3만 원, 이태건 3만 원, 서숙향 3만 원, 신재훈 3만 원, 조송희 3만 원, 최경희 3만 원, 장병환 3만 원, 한규서 3만 원, 강경화 3만 원, 정은정 3만 원, 임시후 3만 원, 소순만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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