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감사관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무원 품위유지 위반에 대해 지적했다. 9일자 시의회 제267회 제2차 정례회 위원회 활동상황 보고를 보면 의원이 "불륜 공무원들이 있다고 보는데, 알고 있는지"라고 묻는다. 감사관은 "네, 알고 있다"고 답한다.

 의원이 또 "불륜 공무원들이 업무에 문제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하나,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니 감사관은 "그렇지 않고 품위유지 위반에 포함돼 인사부서와 협의해 추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의원의 질문 의도는 불륜 공무원이 승진 등 인사 불이익 없이 승승장구하면 다른 공무원들도 품위유지를 위반하지 않겠느냐다. 감사관의 대답은 인사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공직사회 3대 주요비위는 성·금품·음주운전 관련이다. 16일자 제267회 제2차 정례회 위원회 활동상황 보고에는 이 같은 내용이 있다. 의원은 "공직사회 3대 주요비위 근절이 강력히 시행되고 있는지"라고 묻는다. 행정국장은 "3대 비위에 대해서는 감경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한다.

 의원은 또 "직위를 이용한 그루밍 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회식자리 등에서 성추행으로 인한 퇴직자가 늘고 있다"며 "인사과는 건전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교육 등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행정국장은 "잘 알겠다"고 답했다.

 9일자 불륜과 16일자 그루밍이 같은 사건인지 알 수는 없다. 시의회는 감사권한을 올바르게 행사했고, 감사관도 행정국장도 성과 관련된 사건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행감은 무사히 끝났다. 그렇다면 감사관은 답변대로 약속을 지킬까? 확인 결과 아닌 것 같다.

 지난 20일 감사관은 "품위유지 위반 소지가 있는 것은 맞지만 수사가 진행되거나 판결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부서에 어떤 의견을 전달하기 위험하다"고 말했다. 9일 행감이 끝난 뒤 시 내부게시판에는 내용을 알고 있는 다수의 공무원들이 해당 인사를 승진시키면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반응이 뜨거웠으나 며칠 뒤 갑자기 글들이 삭제됐다고 한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의 시장이 누구인가. 노무현 시절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박남춘’이 아닌가.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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