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주민들이 지난 20일 인천시청 앞에서 ‘영흥도 쓰레기매립장 조성 결사반대’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주민들이 지난 20일 인천시청 앞에서 ‘영흥도 쓰레기매립장 조성 결사반대’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수도권매립지를 놓고 인천시와 경기도가 다른 길을 택한 상황에서 인천 자체매립지 예비 후보지로 지목된 옹진군의 기초의회가 같은 생활권인 경기도 기초의회에 손을 내밀었다.

조철수 옹진군의회 의장은 지난 20일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에서 열린 인천시 쓰레기매립장 건설 반대투쟁위원회 집회에서 "앞으로 안산·시흥시의회와 공조해 영흥면 매립지 조성 반대운동을 펼치겠다"며 "영흥면으로 후보지가 선정된 뒤 안산시의회 의장은 반대운동에 합류할 의사를 밝혔고, 시흥에도 공조 필요성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옹진군의회가 인근 경기도 기초의회와 공동 대응하려는 이유는 시가 자체매립지인 (가칭)인천에코랜드의 예비 후보지로 발표한 영흥면과 안산시, 시흥시가 같은 생활권이기 때문이다.

후보지인 영흥면 외리 248-1 일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흥의 시화방조제와 안산 대부도 등의 왕복 2차로 도로를 거쳐야 한다. 결국 폐기물 소각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시흥과 안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3개 기초단체가 손을 잡고 계획 철회를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매립지를 둘러싼 광역단체 간 행보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인천시의 자체매립지 구상에 대해 지난 17일 서울과 경기도가 인천을 빼고 대체매립지 공모계획으로 응수하면서 인천과 경기는 일단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기초단체의 공조는 이러한 광역단위의 계획과 별개로 생활권 중심의 반대 목소리를 응집시키고자 하는 뜻으로 자체매립지를 둘러싼 갈등 양상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인천에코랜드 조성을 반대하고 나선 영흥면 주민들이 계획 철회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후속 논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인천애뜰에 모인 영흥주민 100여 명은 자체매립지 조성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오는 26일과 다음 달 3일 집회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임승진 투쟁위원회 상임대표는 "지난 12일 첫 번째 집회가 끝나고 주민들과 경과보고를 가졌으며, 매립지 지정 철회에 대한 주민들의 변함없는 열의를 확인했다"며 "시가 철회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주민들은 어떠한 대화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남동구는 시의 소각장 예비 후보지 발표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인천시가 발표한 지역은 ‘예비 후보지’임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며 "입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공청회는 물론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시 남동구 주민대표를 추천하고 참여시켜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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