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둘러싸고 분열 조짐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이 같은 내부 상황을 꼬집어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은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정 과정 의혹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부산·경남(PK)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을 신속히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 내부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에 자중지란으로 빠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인숙 전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던진 독약 묻은 미끼를 덥석 물고, 서로 원수가 돼 싸운다"며 "전 부산시장 성범죄는 다 잊히고, 도대체 뭐 하는 짓거리들인가"라고 질타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검증위 결정의 절차적 하자를 쟁점화하고 있다.

윤희석 대변인은 22일 서면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오로지 국가 전체 이익을 위해 김해 신공항 검증위의 결정 과정을 철저히 검증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 한 의원은 "정권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신공항 문제로 장난을 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 잘못을 지적하는 데 당력을 모아야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산 지역구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이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골자로 하는 특별법을 이미 공동 발의한 데 이어 부산 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향후 사업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부산 출신 한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을 곧 부산 발전과 미래로 보는 것이 현지 민심"이라며 "여기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민심 이반"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을 향해 ‘지역주의’라고 비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김해공항 백지화 결정에 ‘TK와 PK의 갈라치기’라고 말해 원색적인 지역주의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또 ‘깡패 같은 짓’이라며 1년간 검증과 법제처 유권해석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며 "이런 사나운 말들의 공통점은 결국 특정 지역을 대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가덕도 신공항 앞에서 국민의힘이 반으로 쪼개졌다"며 "국민의힘 당론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학교 학생회의 정치력도 이보다는 낫다"며 "당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도부와 무슨 협치가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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