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떼까마귀 대응 기동반이 지난 19일 오후 8시께 권선동 상권선사거리 일대에서 레이저 퇴치기로 떼까마귀를 조준하고 있다.

"떼까마귀를 따라 매일 두 번씩 수원 전역을 돌아다닙니다."

지난 19일 오후 8시께 겨울을 나기 위해 또다시 수원시를 찾아온 떼까마귀 수백 마리가 전신주에 앉아 있는 권선동 상권선사거리 일대에 ‘떼까마귀 대응 기동반’이라고 적힌 형광색 조끼를 입은 3명의 남성이 모습을 보였다.

기동반은 떼까마귀가 앉아 있는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한 뒤 차량에서 레이저 퇴치기를 꺼내 조심스럽게 떼까마귀들을 향해 조준했다. 레이저 퇴치기 빛을 맞은 떼까마귀들은 일제히 북수원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놀란 떼까마귀들이 차량 등에 분변을 뿌리면서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수원지역에서 보행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 인계동 일대 떼까마귀 퇴치에 성공한 기동반은 또 다른 떼까마귀를 찾아 이동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한 차례 수원시 전역을 돌며 떼까마귀 퇴치를 마친 기동반은 이번에는 조끼를 벗고 차량에 탑승했다. 기동반 박모(44)씨는 "현장을 두 번째 돌 때는 개체 수만 확인하고 있다"며 "떼까마귀들이 퇴치할 때 입었던 형광색 옷을 기억해 미리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옷을 벗고 돌아다닌다"고 설명했다.

기동반은 다음 날 새벽 떼까마귀의 분변 청소에 쓰일 정보인 떼까마귀의 출현 위치와 개체 수 등을 시에 보고한 뒤 일과를 마쳤다. 이날 매탄·인계·권선동 일대에서 확인된 떼까마귀의 개체 수는 2천700여 마리에 달했다.

수원시는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떼까마귀에 피해를 입는 주민들을 위해 대응 기동반을 운영하는 등 퇴치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운영된 기동반은 떼까마귀를 비교적 인적이 드물고 주차 차량 없는 곳으로 퇴치 및 유인하고 있으며, 올해는 ‘떼까마귀 퇴치 봉사단’도 함께 운영해 방범기동순찰대 및 상습 출현 지역 시민들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매년 수원에 찾아오는 떼까마귀로 인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히 쫓아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시민들께서 불편하시더라도 철새가 오는 자연현상의 하나로 이해해 주길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내년 3월까지 수원지역의 떼까마귀를 촬영해 제보할 경우 1건당 5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 등을 진행, 떼까마귀의 이동 경로나 출현 지점을 나타내는 지도를 제작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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