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용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산학협력교수
전승용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산학협력교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해서 당황하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코로나가 우리의 무의식까지 침범하는 듯하다. 우리는 일면식도 없는 코로나19에 대응하며 각자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느라 무의식까지 피로한 상태인 것 같다. 대면적 소통을 핵심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 세계’에서 코로나19 등장은 정말로 ‘팬데믹(pandemic)’을 초래했다. 그러나 많은 문화예술교육 종사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나름대로 자구책을 강구했고, 처음의 공황상태와 비교한다면 괄목상대할 만큼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고립된 상황 속에서도 소외 받는 사람 없이 누구나 문화예술교육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됐다. 올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활동이 위축된 예술가들에게는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수요자들에게는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어디서든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을 통해 10개의 문화예술교육 온라인 콘텐츠가 개발됐고, 콘텐츠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체부 누리집, 문화 포털, 아르떼라이브러리, 유튜브 등을 통해 게시됐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집으로 배달되는 예술상자 아트딜리버리’라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아트딜리버리’는 작품을 만드는 재료로 구성된 ‘아트딜리버리’ 상자를 받아 영상 매뉴얼을 보며 작품을 완성해 가는 것으로 참여자는 작품을 완성해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경기문화재단은 ‘코로나19 회복과 치유를 위한 예술백신 상자 전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집에서 혼자, 혹은 아이들과 함께 쉽게 만들고 꾸밀 수 있는 원예키트를 보내준다고 한다.     

인천의 경우 인천시학생교육문화회관의 ‘찾아가는 아트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예로 들 수 있다. 교육형과 공연형 두 가지 방식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돼 학교 교육이 비대면으로 전환돼도 정상적으로 교육이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지속적으로 운영하던 ‘인천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 프로그램을 줌(Zoom)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환경대응 학교문화예술교육 운동장 퍼포먼스 지원,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영상 제작 지원 등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인천문화재단은 ‘디지털 시대 온라인 기반 인천문화예술교육 실천방법’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비대면 상황에서도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초기 개발된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는 참여자가 영상을 시청하고 따라 하는 방식으로 참여자와 소통할 수 없는 일방향성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실시간·쌍방향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연구·개발해  비대면 상황에서도 서로 소통하며 인터랙티브(interactive)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소식으로 또다시 올 봄처럼 우리 일상이 정지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동심동덕(同心同德)해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자산이 지금 우리에겐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은 모든 국민의 문화적 권리에 기반해 균등하고 보편적인 문화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지향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상황에서도 소외 받는 사람 없이 문화예술교육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과 기반을 조성해 언:택트(Un:tact) 시대에도 마음은 온:택트(On:tact)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추운 겨울의 문턱에서 문화예술교육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다가올 봄을 위한 자신만의 겨울눈(越冬芽)을 만들길 응원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