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 아작 / 1만4천800원

댄 데이비스는 일상에 유용한 로봇을 발명해 내거나 말하는 고양이 피트와 한잔하는 것이 너무도 즐거운 천재 공학자다. 사업 감각이 탁월한 절친 마일스와 미모와 법률·회계적 지식을 겸비한 약혼녀 벨에게 회사 운영을 맡기고 발명에만 몰두하지만 믿었던 두 사람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고 만다. 한순간에 자신의 회사와 절친, 사랑하는 여인까지 모두 잃고만 그는 낙심한 채 이제 유일한 친구 고양이 피트와 냉동 수면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소설 「여름으로 가는 문」은 기업 사기, 저온 가사 상태, 시간여행, 핵전쟁의 영향으로 형성된 서로 다른 두 개의 미래를 다룬 재기 넘치는 하드 SF다. 

여름으로 가는 문을 찾는 고양이 피트의 주인이기도 한 화자는 전형적인 하인라인의 소설 속 주인공답게 ‘유능한’ 사람이다. 기업과 연관되기를 거부하고 홀로 일해 왔지만 야심 있는 동업자와 불성실한 약혼자 때문에 자신이 일군 기업에서 쫓겨난다. 이후 저온 가사 상태, 즉 ‘장기 수면’에 강제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말 그대로 축출된다. 

1970년에 잠들어 2000년에 깨어난 댄은 30년 전 자신이 힘을 더해 세웠던 기업의 이름을 이어받은 회사에서 일하다가 곧 사직한다. 그리고 자신이 저온 상태로 얼어붙은 다음에 출원했다는 특허의 증거를 찾아 나선다. 그는 추적 끝에 원시적이고 실험적인 시간여행장치를 찾아내고, 1970년으로 돌아가서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로 결심한다.

책 「여름으로 가는 문」은 13일 만에 완성된 소설로도 알려져 있다. 냉동수면과 시간여행이라는 기술적 비약이 이를 추측할 만한 흔적이다. 또한 하인라인은 ‘6주 전쟁’의 결과를 다소 두루뭉술하게 서술한다. 워싱턴D.C.를 파괴한 전쟁이지만 그 피해는 지나치게 짧은 기간만 지속되고 사라졌다. 하지만 어물쩍 넘어간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출간 이래 엄청난 인기를 누려 왔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은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빅3’로 불리는 SF 문학계의 거장으로 20세기 중반 SF의 황금시대를 이끈 장본인이다. 특히 이 책은 로커스가 선정한 ‘올타임 베스트 SF’에 세 차례나 선정되는 등 그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생각정리습관
우부카타 마사야 / 위북 / 1만5천 원

기획서 1페이지를 쓰는 데도 반나절이 걸리고,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면 머릿속이 멍해지고, 의견을 전달하려고 할 때마다 횡설수설하게 되는 건 모두 생각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 정리는 평소 꾸준히 습관을 들여놓아야 언제 어느 때나 원하는 결과물과 성과를 빠르게 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비즈니스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생각 정리 습관이라고 말한다.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5가지 일센스, 즉 빈틈없는 기획력, 빠른 정보력, 반박할 수 없는 설득력, 명확한 전달력, 번득이는 발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생각 정리 방법을 각각 사례(scene)별로 시나리오를 설정한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에서 문제점과 해결책, 결과물 순서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여 준다. 

책에서 제시하는 각 사례를 통해 생각 정리 방법을 익히고 습관을 들인다면 누구보다 빨리 완벽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수필 쓰기
이정림 / 알에이치코리아 / 1만1천 원

소설처럼 극적인 스토리가 전개되거나 인문서처럼 방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왜 수필 또는 에세이를 즐겨 읽을까? 그것은 아마도 공감대일 것이다. 저자의 인간적인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는 문학인 만큼 꾸밈없이 진솔한 문장을 읽고 있으면 오랜 친구를 편안히 조우하듯 글 안에서 위안을 얻는다.

이 책은 수필 강의를 해 오면서 초심자들에게 반드시 알려 주고 싶었던 수필에 대한 모든 것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에세이21」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자 32년간 수필가로 활동해 온 저자가 엄선한 수필 작품을 통해 수필의 언어, 퇴고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수필 작법을 알려 준다. 

저자는 언어의 사용은 글의 품위와 직결된다는 점과 간결·소박·평이해야 한다는 것, 꾸밈이 화려한 문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 등 마음을 움직이는 수필의 6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세상 모든 글쓰기’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책은 이번에 개정 증보판으로 출간됐다. 해당 시리즈는 최고 전문가들이 집필한 글쓰기 지침서로, 이론부터 실전까지 단 한 권으로 섭렵할 수 있게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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