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문제가 갈수록 꼬이고 있어 사안은 심각하나, 해결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2025년 사용 종료를 선언하면서 환경부·서울시·경기도와 입장차를 좁히는 것도 벅찬 데, 내부 반발이 더 거세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영흥면 외리 일원에 자체매립지를 조성키로 하고 파격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지만, 주민들은 절대 불가·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계획 철회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후속 논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자체매립지 예비후보지로 지목된 옹진군의 기초의회가 같은 생활권인 경기도 기초의회에 손을 내밀면서 자체매립지를 둘러싼 갈등 양상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옹진군의회가 인근 경기도 기초의회와 공동대응에 나선 이유는 시가 자체매립지 예비후보지로 발표한 영흥면과 안산시, 시흥시 등이 같은 생활권에 속해 있어서다. 매립지 후보지인 영흥면 외리 일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흥의 시화방조제와 안산 대부도 등 왕복 2차선 도로를 거쳐야 한다. 

결국 폐기물 소각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시흥과 안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3개 기초단체가 손을 잡고 계획 철회를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매립지를 둘러싼 광역단체 간 행보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인천시의 자체매립지 구상에 대해 지난 17일 서울과 경기도가 인천을 제외한 대체매립지 공모 계획으로 응수하면서 광역단체들은 일단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기초단체의 공조는 광역단체와 달리 생활권 중심의 반대 목소리를 응집시키고자 하는 뜻으로 보인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다. 지난 201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대체매립지 조성을 추진키로 합의했음에도 인천시를 제외한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5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연장 사용만을 구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이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사안은 엄중하다. 무엇보다 자체매립지 조성을 위해 인천시민이 한목소리를 내고 대처해도 어려운데 내부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다 사태를 키울까 심히 우려된다. 지자체 간 내부 갈등을 해소할 대안 마련에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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