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문화 확대를 위해 노동교육연수가 나아갈 방향을 짚어 보는 토론회가 경기도의회에서 마련됐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26일 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2020 하반기 도·도의회 정책토론 대축제-노동인권 존중의식 저변 확대를 위한 바람직한 노동교육연수의 운영방향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허원(국힘·비례)의원을 좌장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손영근 교수, 대학생노동인권교육위원회 이상무 위원장, 한경대학교 최학종 노동복지학과 교수,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박현준 센터장, 도의회 김장일(민·비례)·김지나(민생·비례)의원, 경기도노동권익센터 박종국 센터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주제발표를 맡은 한경대 박종암 산학협력중점 교수는 "대부분의 노동교육이 기초가 부족한 상태에서 실시되고 있다"며 "노동철학과 노동심리학에 대한 교육이 없어 왜곡된 노동관념을 갖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교육과정에서 노동교육을 명확히 할 법적 근거가 없고, 주관하는 부서나 교육시설도 부족하다"며 "노동철학·노동심리학에 기반한 노동교육의 인식 전환, 예산 확보, 상설 교육 연수기관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손영근 교수는 "근대화되면서 가장 필요한 노동인권교육이 선행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며 "노동교육기관을 설립하게 된다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하는 여러 교육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도내 시·군을 연결하는 거버넌스 형태를 바탕으로 체계성 확립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무 위원장은 ‘대학생 노동인권교육을 위한 경기도의 역할’ 토론을 통해 "대학에서 노동인권 강좌를 수학하게 함으로써 노동자와 경영자가 상호 존중하고 권리를 지켜주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지방정부가 대학에 노동인권 강좌를 개설토록 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곳은 경기도가 유일무이하며 이 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나 의원은 "중·고등 교육과정부터 노동이 포함돼야 하고 커리큘럼 역시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며 "사업주에게도 교육이 필요한 만큼 사업자등록 시 사업주 노동교육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학종 교수는 "한 회사 노사분규 마무리 과정에서 공동으로 업무를 맡았던 한 변호사가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전무해 당황했던 기억이 있고, 근로자와 사용자를 구분치 못하는 유명 대학의 법대 교수를 접한 경험도 있다"며 "사회지도층들이 노동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 고정관념을 타파할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현준 소장은 "미조직 노동자가 많은 영세 중기가 밀집한 경기도의 특색을 반영, 노동권 교육 강화를 위한 ‘경기도 노동교육원’을 설립하고 지원 조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장일 의원은 "분쟁 발생 시 대응 방안에 대한 교육, 법 위반한 사업장에 노동인권교육을 권고하는 제도 마련, 사업주 대상의 노동인권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허원 도의회 경제노동위 의원 인터뷰

 "아주 극소수 일부에게만 실시하고 있는 노동교육을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인권 존중의식 저변 확대를 위한 바람직한 노동교육연수의 운영방향 정책토론회’를 주관한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허원(국힘·비례·사진)의원은 "오랫동안 노동계에 몸담아 오면서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왜 여타 선진국처럼 존중과 상생의 길로 가지 못하는지 고민했는데, 결국은 국민 모두가 제대로 된 노사관계에 대해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허 의원은 "노동에 대한 왜곡된 의식, 노사관계가 전투적이고 투쟁적인 관계라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며 "노사관계는 공존하는 것이지 어느 일방을 타격해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노동교육들의 변화와 발전이 요구된다"며 "특히 노동교육을 노동자에게만 실시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대상으로 해 노동을 보는 관점을 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앞으로 경기도가 주체가 돼 도민 전체의 노동의식이 바로 서게 해야 한다"며 "경기도의회는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된 제도적 기반 아래 이뤄지도록 노동교육 조례 등 제·개정에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장에서의 노동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 지원 등 물심양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저 또한 앞으로 조례 제정에 힘을 기울이고 노동관계 소프트웨어 확립에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본과 노동이 함께 손 잡고 인간 삶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등 모두가 노동현장에서 인격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김영호 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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