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민선7기 출범 직후 비서실에서 작성된 향후 정책현안 추진계획 검토보고서에 아직 채용되지 않은 성남문화재단 A경영국장(그해 12월 3일 입사)이 문화 관련 담당자로 명시돼 있다.

성남문화재단 A경영국장이 자격·자질 논란에 이어 사전 내정이 제기<본보 11월 25일자 18면 보도>된 것 관련, 채용 전부터 성남시와 교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입사 전부터 전문가 자격으로 간담회에 참석하고 추진보고서에 이름을 올리는 등 사전 내정의 결정적 배경을 뒷받침하는 증언과 자료가 나왔기 때문이다.

26일 본보 취재진이 입수·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8년 민선7기 출범 직후인 8∼9월께 성남시는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부서별로 수차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입사 전이던 A국장은 이 중 두 번의 간담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H기업 마케팅부서 과장으로 근무하던 A국장은 성남FC 마케팅 자문위원과 시청 문화예술관련 자문위원으로 각각 참여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는 팀장급 이상 공무원을 포함해 대학이나 외부 기관 등에서 참여했다. 이 중 일부는 자문료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본보 취재진에게 "미술학과 교수와 작가, 서울 모 단체와 관계 공무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고 회의수당 성격의 돈도 지급받았다"며 "지역이 아닌 외부 위원들이라 서먹서먹했고, 대부분 비슷한 제안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 한 여성을 H기업 과장이라고 소개한 것을 들었고, A국장이 임명된 12월 직감적으로 그때 봤던 사람이라고 느꼈다"며 "어떻게 입사하게 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간담회 참석자는 "외부 인사를 포함한 6∼7명 정도가 저녁 식사 대신 피자를 먹으며 1시간 30분 정도 회의를 했다"며 "그때 혼자 온 A국장을 처음 봤는데, H기업에서 마케팅하는 분이라고 소개받았다"고 했다.

A국장이 입사 전 비서실에서 작성한 2018년 향후 정책현안 추진보고서<사진>에도 재단 소속으로 실명이 등장한다. 대부분 비서실 참모들이 담당한 추진업무에서 A국장은 ‘성남만의 축제기획-문화재생 구성 추진 TF(11월), 생활문화공간 조성-생활문화정책기획 구체화(12월)’를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친분이 있던 은수미 시장이 비전문가인 A국장에게 미리 경험을 쌓고 전문가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주요 문서에 이름을 올리고 간담회에 참석토록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은 시장은 "해당 문건이 어떤 문건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기에 답변이 불가하다"는 짧은 입장만 피력했고, A국장은 본보 취재진의 수차례 답변 요청에도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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