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바뀌어야 인천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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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바뀌어야 인천시가 산다
권도국 계양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11.30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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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국 계양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권도국 계양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최근 인천시는 중간지원조직 네트워크를 구축해 조직을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시가 맡기는 각 분야의 위·수탁 운영을 갑을관계가 아닌 대등관계로 인식하고, 전문기관에 위임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민선 7기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의 대표 시정철학 중 하나가 ‘협치’라고 했다. 시민이 시정 정보를 충분히 전달받고, 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관과 동등한 주체로 역할을 하는 수준까지 협치 체계를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협치’라고 해서 시민들과 무조건 소통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담당 부서 공무원들이 전문성이 없는데, 시민사회의 전문분야와 소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아직도 행정국가 시대 관치의 흔적이 여러 부서에 남아 있다. 대화도 되지 않을 만큼 비전문가가 전문분야와 소통이 아니라 관치까지 하고 있는 것을 바꿔야 한다. 행정의 힘으로 시민을 움직이던 시대는 끝났다. 각 분야의 일선 현장에서 수고하는 시민들을 지원하는 것이 행정이며, 이제 시민의 힘이 행정의 힘보다 더 세다는 것을 공무원들은 알아야 한다. 갑질하는 공무원, 선공후사를 모르는 공무원, 힘 있는 사람들한테는 한없이 구부리고, 아랫사람한테는 권력과 횡포를 부리는 공무원 등 시대착오적인 공무원들의 마인드를 바꿔줘야 한다. 

지난 17일 행정안전부가 공직사회 소통을 위해 펴낸 가이드북 「90년생 공무원이 왔다」에 따르면 20∼30대 공무원 10명 중 3명은 가장 싫어하는 직장 ‘꼰대’로 ‘갑질오너형(본업과 무관한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는 유형)’을 꼽았다. 반면, 40∼50대 공무원들은 사회 초년생일 때 ‘까라면 까’식의 상명하복을 강요한 ‘군대 조교형’을 가장 싫어했다고 답했다. 행정의 힘을 무기로, 이러한 일들이 사회복지 현장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복지를 위해 일하고 싶어서, 사회적 약자를 돕고 싶어서,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한다. 

하지만, 인천시 비전문직 공무원이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및 직원들을 우습게 보고 무시하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비전문직 공무원이 오랜 전문조직에 대해 마치 본인 돈을 주듯이 ‘시비를 지원하니 내 말을 따르라’고 한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목민관은 공금을 선심 쓰듯 하면 안 된다’고 200년이 넘는 과거에도 언급했는데, 아직도 마치 내 돈 선심 쓰듯 횡포를 부리는 공무원들이 있다. 또 시대가 바뀌었는데 아직도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시민을 위하는 것처럼 사업을 추진하면서 실제로는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업무하는 자가당착에 빠져 정신 못 차리는 공무원들도 있다. 

이 정도가 아니다. 사회복지에 대한 지식도 전무하고, 사회복지 서비스를 이해도 못하는 공무원들이 사회복지기관을 담당하며 사회복지 현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왜 이런 비전문직들을 사회복지 부서에 배치하는가? 사회복지 현장이 그렇게 우스운가? 2021년 인천시 사회복지 예산은 올해 본예산 3조8천246억 원보다 3천141억 원(8.2%) 증가한 4조1천387억 원에 이른다. 총예산 대비 사회복지분야 지출 비중은 40.2%를 차지한다. 이렇게 막대한 사회복지 예산을 사회복지 철학과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이해 없는 비전문직 공무원들이 배치돼 있다. 사회복지 예산이 아무리 늘어도 시민의 복지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없다.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욕구에 부응한 정책이 필요한데,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클라이언트와 일상을 함께하는 사회복지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회복지사의 인권보장이나 사회복지 전문기관에 대한 존중이 결국 시민들을 위한 복지체감도를 높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사회복지의 기본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인권), 사회정의, 자유, 평등의 실현 및 사회적 책임과 상부상조 정신으로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사회복지 현장과 대등관계 이상의 협치와 슈퍼 비전을 줄 수 있는 전문직으로 배치해줘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혼란과 변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 글로벌 다문화시대 사회환경 변화에 발맞춘 행정이 필요하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라’, ‘오픈마인드를 가져라’라고 수백 번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시민이 시장’이라고 시장 혼자서 열심히 노력하고 수없이 외쳐도, 그 조직부터 바뀌지 않으면 시민도 안 바뀐다. 21세기 글로벌한 마인드로 1970년대 행정을 하려니 참으로 씁쓸하다. 오늘도 사회복지 현장의 직원들은 인천시의 슈퍼비전 없이 시민혈세인 보조금을 투명하게만 사용하기 위해 증빙에 딱풀을 붙이고 있는 현실이다. 제발 인천시에 당부하고 싶다. 각 부서에 시민사회와 진정으로 협치할 수 있는 분야별 전문직 공무원들로 전진 배치해주길 바란다. 

이런 일들이 사회복지분야에서만 발생하는 것일까? 기술직을 비롯한 다양한 전문직들이 전문분야에서 적극 행정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고, 일선 현장이 행정과 진정한 협치와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인천시는 이제부터라도 제발 전문직을 값싸게 홀대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는 이번 행정감사와 같은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인천시민들을 대표해서 촌철살인의 모습으로 사회복지 현장을 대변해준 시의원분들께 ‘우스운’ 사회복지 현장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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