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벡시티 개발 부지(캠프 시어즈)에서 발견된 기름 얼룩.사진=신기호 기자
나리벡시티 개발 부지(캠프 시어즈)에서 발견된 기름 얼룩.사진=신기호 기자

의정부시의 반환공여지 개발사업 도중 발견된 토양오염<본보 10월 29일자 18면 보도>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오염원에 대한 ‘토양 여부 논란’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29일 의정부시와 나리벡시티개발㈜(나리벡) 등에 따르면 옛 미군 유류저장소로 사용되던 캠프 시어즈 부지(금오동 산 30-3) 7만5천238㎡에서 ‘나리벡시티 조성사업’을 진행(굴착공사 40%) 중 토양오염이 발견돼 공사가 4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나리벡 자체 조사에서 토양오염 우려기준(석유계총탄화수소·TPH, 500㎎/㎏)을 초과하는 토양이 발견됐지만 국방부는 해당 오염토양이 토양환경보전법상 정화 대상이 아닌 풍화암, 즉 ‘암반’으로 정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나리벡이 부지 내 총 266개 지점에서 채취한 1천893개 시료를 전문기관에 보내 정밀조사한 결과 전반적인 개황조사에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최대 5천567㎎/㎏, 상세조사에서는 최대 6천505㎎/㎏의 오염수치가 나왔다. 풍화암을 비롯한 토양의 오염 면적은 1만6천63㎡, 부피는 5만969㎥에 달하며 주요 오염물질은 경유 성분으로 추정, 공사를 위한 굴착 시 오염 물량이 상당히 증가할 거라는 분석이다.

 시는 정화명령을 내리기에 앞서 최근 양측에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사전통지처분 공문을 보냈지만 오염토양에 대한 나리벡과 국방부의 관점이 달라 협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나리벡은 국방부가 주장하는 암반을 각종 문헌에서 ‘토양의 범위 중 토양단면상 모재층에 있는 풍화암석’으로 정의하고 있어 엄연히 토양에 속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2018년 환경부 질의를 통해 공식 확인한 바 해당 오염토양이 토양환경보전법상 정화 대상이 아닌 ‘암반’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리벡시티 조성사업은 민간자본 총 3천136억 원을 들여 2022년 12월까지 미래직업체험관과 호텔로 구성된 테마파크와 공동주택(670가구)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그러나 오염부지 정화에만 1∼2년이 걸릴 전망이며, 정화비용 역시 최근 시장단가를 고려했을 때 120억 원가량 들 것으로 예상돼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리벡 관계자는 "계약 당시 토양 외 오염(암반)은 우리가 책임지라고 했는데 일반적으로 암반은 물이 침투하지 못하는 성질이지만, 해당 풍화암은 약한 강도로 주변 전체 토양이 오염돼 있었다"며 "각종 문헌은 물론 중학교 교과서에도 토양층은 암석이 풍화를 받아 이뤄진 것으로 표기하는 등 오염 풍화암은 토양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암반은 정화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암반의 오염 사실과 암반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한 시설 인수 등에 대해 계약서에 명시했고, 나리벡은 이를 인지하고 매수했다"고 일축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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