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환 검단탑종합병원 외과  과장
차정환 검단탑종합병원 외과 과장

환자의 다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 중 ‘하지정맥류’는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정맥류는 고대 이집트·로마 등의 기록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질병이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레이저, 고주파 등과 같은 다양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개발돼 많은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혈관은 우리 몸에서 혈액이 순환하는 통로다. 혈관에는 동맥, 모세혈관, 정맥 등이 있으며 그 중 정맥은 심장으로 돌아가는 부분을 담당한다. 정맥은 피부에 가까운 ‘표재정맥’, 근육 아래의 ‘심부정맥’, 그 둘을 이어주는 ‘관통정맥’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하지의 정맥은 우리가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에서 심장을 향해 중력을 이기고 피를 위로 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맥 내부의 판막과 다리근육의 수축활동은 혈액의 역류를 막고 혈류를 위쪽으로만 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험인자로는 고령, 가족력,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 임신, 비만 등 다양하다. 이로 인해 표재정맥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판막이 기능을 상실해 역류가 발생하면서 혈관이 확장된다. 점차 울퉁불퉁한 모양의 확장된 혈관이 눈에 띌 정도로 굵어지게 되고, 주로 종아리 뒤쪽이나 허벅지 안쪽에서 관찰되는데 이를 ‘하지정맥류’라 한다. 

증상은 진행 정도, 문제 되는 혈관 부위, 개인차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가 호소하는 것은 다리의 무거움이다. 피가 잘 통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다리가 저리거나 쥐가 자주 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불편감, 미용적 문제로 생각해 위의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정맥류는 심하게 진행될 경우 피부염, 정맥염, 피부 궤양 등까지 유발하는 만성 하지정맥 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위와 같은 증상이 보이면 반드시 진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면 보통 문진 후 피부혈관 상태를 확인하고 정맥 초음파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표재정맥 내 혈액의 역류 확인 후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때 숙련된 전문의의 진료가 중요하다. 혈관의 종류, 크기 및 위치, 주위 신경의 분포 등을 고려해 진단과 동시에 시술 방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문제가 되는 혈관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역류가 발생하는 표재정맥을 제거하거나 표재정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혈액은 심부정맥으로 흘러들게 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게 된다. 

과거에는 혈관 자체를 제거하는 발거술이 주를 이뤘으나 1990년대 말부터 고주파, 레이저 치료가 널리 시행됐다. 최근에는 혈관 내 생체접착제를 주입하는 ‘베나실’, 기계적·화학적 경화요법을 동시에 적용하는 ‘클라리베인’ 시술 등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정맥류 시술은 마취를 간단하게 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며, 재발률은 낮추는 방법으로 점차 발전하고 있다. 각각의 치료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 개개인의 증상 및 부위에 따라 적절한 시술 방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의 상담 및 검사를 통해 가장 적절한 시술을 선택해 혈관 건강과 다리 건강을 지켜 나가도록 하자.

<도움말=검단탑종합병원 외과 차정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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