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
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

인천지하철 시 개막식 및 테이프 커팅식이 11월 13일 오전 11시, 인천시청역 지하 공연장에서 인천문인협회 배천분 사무국장의 사회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국문인협회 인천지회 김사연 지회장, 조영숙 부회장과 회원들, 인천시 문화예술과 서상호 과장, 유은희 팀장과 권윤희 담당 직원, 서동익 심사위원(소설가), 인천교통공사 정희윤 사장, 조애경 영업본부장, 최윤근 영업처장, 이선혜 고객지원팀장, 김재호 부장이 참석했다. 1부 개회식은 공연마당 무대에서 열렸다. 

인천문인협회 조영숙 부회장은 연혁 보고를 통해 인천교통공사의 스크린도어 사용 승낙 과정, 인천시에 사업 공모 과정, 시민 공모와 심사과정 및 소책자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개회사에서 김사연 회장은 공모 사업비를 지원해 준 인천시와, 시 게첨 장소를 제공하고 홍보 포스터까지 제작해 준 인천교통공사에 감사하며 인천지하철 2호선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서울의 윤화진 시인이 「종로문학」 잡지에 기고한 "지하철이 있는 나라 다 돌아봐도 시를 달아 놓은 곳은 서울뿐"이라는 내용의 ‘지하철과 시’라는 작품을 소개하며 그렇다면 인천지하철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를 달아 놓은 명물이 됐다는 덕담을 했다. 인천교통공사 정희윤 사장은 "인천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된 창작시(詩)가 승객들의 열차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없앨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지친 인천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고 축사를 했다. 지하철 시 100편은 상행선역에, 복사본 100편은 하행선역에 교차해 게첨했다. 

# 너와 처음 만났던 월미도/ 그 푸른 등대 아래 서니/ 밀물처럼 밀려오는 옛이야기들/ 갈매기 날갯짓에/깃털처럼 흩날리는/ 백발은 성성해도/ 펄떡이는 활어처럼/ 되살아나는 청춘/ 밀려왔다 밀려가는/ 푸른 그리움 (시인 김삼순 ‘다시 월미도에’ 전문)~계산역/갈산역. 

# 하루 두 번/ 쭉~ 기지개를 켠다/ 물빠진 갯바위를 가득 메운/ 굴과 조개들/ 수다처럼 찍어낸 호미질로/ 햇살 가득 퍼담은 함지박/ 실눈 뜬 낮달 새살이 차오르면/ 발록구니 잡념들을 지워버리려/ 갯벌은 부지런히 수문을 열어놓고/ 한 물결 되돌아 들 때면/ 꿈이다가 쓸리는 갯벌이다가/ 아슴아슴 조름에 겨운 (시인 김순자 ‘조름도’ 전문)~동수역/부평역. 

# 네모 안에/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알록달록/ 옹기종기/ 북적북적// 웃는 얼굴/ 좋은 일 있나요?// 슬픈 얼굴/ 슬픈 일이 있나요?/ 마음속 토닥토닥// 함께 탔지만/ 서로 다른 종착역// 잘가요 또 만나요/ 그땐 꼭 웃어요 (일반시민 류은영 ‘지하철’ 전문)~부평구청역/작전역. 

# 짭조름 사기그릇 칠월을 띄워놓고/ 살포시 들어앉은 아낙네 얼굴 보소/ 볼그레 비친 그 모습/달 덩어리 닮았네// 피부가 보들보들 철새가 낙상하듯/ 좌르르 흐른 윤기 푸른 몸 빚은 걸까/ 한여름 식히는 온기/ 삶의 행복 잠기다 (시조시인 박순심 ‘석모도 해수탕’ 전문)~부평시장역/동수역. 

# 폭염 속에서도 바람은 불고/ 바람 속에서도 태양은 빛난다./ 바닷새 서너 마리 천년 세월을 교신하는 전망대/ 아라뱃길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연인들과/ 유모차를 앞세운 부부가/ 정서진의 풍경을 두 컷으로 나눈다/ 절경이다/ 수억 만 화소의 낙조에 담긴/ 명화 두 편, (시인 성영희 ‘정서진을 인증하다’ 전문)~부평구청역/문학경기장역. 

#전설이 된 선인재단 자리/ 시간을 옛날로 돌리면/ 어미 말 새끼 말을 방목시키고/ 그 야산 동쪽 기슭 쑥골에서는/ 말 발바닥에 편자를 박는 곳이었다/ 쑥골을 거쳐야만 말은 한양을 향했다// 말의 이빨을 세며 편자를 박던 쑥골/ 이천일 년 전철역이 들어서고/ 편자를 박 듯 개찰 검열을 찍으면/ 모든 이가 힘차게 출발한다 (시인 심정자 ‘쑥골’ 전문)~원인재역/문학경기장역. 

# 나만 따라오는 나르시스/ 노란 수선화 무리/ 봄바람에 매달린 환한 벚꽃/ 향기 품은 아까시꽃/ 빗소리에 맞는 나뭇잎 화음/ 따고 싶은 붉은 보리수/ 매립지에서 옮겨온 억새밭/ 소나무 그늘 아래 꽃무릇/ 남동구 구월동 소재/ 난 움직이지 못하는 동산 (수필가 이지숙 ‘전재울’ 전문)~인천시청역/선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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