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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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외
  • 홍봄 기자
  • 승인 2020.12.03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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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제임스 볼 / 다산초당 / 1만8천 원

가짜뉴스가 세상을 휩쓸고 탈진실 시대가 도래하자 새로운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개소리다.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 사건’ 보도 등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영국의 기자 제임스 볼은 이 책을 통해 거짓말보다 강력한 개소리에 대해 심층 분석하고 정리해 냈다. 

거짓말은 진실과 권위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행하는 것이라면 개소리는 진실도 거짓도 신경 쓰지 않고 마구 내뱉는 허구의 담론이다. 중요한 건 개소리가 사람들의 일상, 주요 국가 정책, 지도자 선정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중요한 영역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개소리를 퍼다 나르는 매체 역시 다양하다. 우리가 숨 쉬듯 접하는 소셜미디어는 물론이고 TV 뉴스나 신문, 잡지 등 레거시 미디어 역시 가짜뉴스를 비판하면서도 아무 검증 없이 그것에 휘둘리거나 아예 그것을 적극 이용한다.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미디어 환경의 한계를 꼬집는다. ‘개소리는 돈이 된다’는 명백한 사실은 언론과 미디어를 옭아맨다. 종이신문의 영향력은 점점 작아지고 ‘클릭 장사’로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매체 앞에 놓인 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가짜뉴스라는 미끼다. 

일반 대중의 태도 역시 이런 문제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SNS에서 기사 링크를 공유하는 사람 중 59%는 링크를 클릭조차 하지 않는다. 즉, 기사 제목만 보고 내용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공유한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는 어떤 정보가 나의 기존 신념과 일치하면 더 쉽게 믿으려 한다. 당신이 만약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기사는 더 쉽게 공유하고 믿어 버리지만, 반대 의견일 경우에는 제대로 알려 하지도 않고 무시한다. 

개소리는 우리의 가장 취약한 부분, 즉 사람들이 ‘믿고 싶은 사실’을 정확히 건드려 판단력을 흐려 놓는다. 무의식적인 욕망을 겨냥해 그것이 명백한 개소리일지라도 사실로 믿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다. 책에서는 은밀하고도 다발적으로 행해지는 이런 전략이 왜 우리 삶을 위협하는지, 이미 얼마나 깊고 넓게 퍼졌는지, 해결해 나갈 방법은 무엇인지 살핀다. 다양한 사례 제시와 정치, 경제, 심리 등 분야를 넘나드는 탁월한 분석은 몰입도를 높임과 동시에 미디어와 언론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세상을 조종하는 각종 이념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
홍상화 / 한국문학사 / 1만1천200원

작가 홍상화의 작품세계는 두 개의 커다란 기둥으로 이뤄져 있었다. 독재와 부패의 시대상황 속에서 권력과 돈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우리 사회의 거품스러움을 낱낱이 해부한 세태소설 「거품시대」와 냉전시대에 북한의 간첩과 남한의 정보요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도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한 「정보원」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작품집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은 이 두 작품세계의 축을 하나로 품으면서도 세상에 대한 더 따스한 시선과 인간을 향한 도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작가는 상처 입고 부서진 사람들의 서럽고 원통한 사연들을 무겁게 끌어올려 이야기하면서도 ‘함께 아파하기’라는 생명의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그 모든 상처의 시간들을 치유하고자 한다. 상처받은 자만이 진정으로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다는 통찰력을 갖춘, 진정한 치유 작가로서의 문학적 성취가 유감없이 발휘된 치유의 소설들이다.

이 작품집은 원래 「능바우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2000년 출간됐던 것을 2년 전 타계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을 기리는 마음에서 작가가 재구성해 선보였다.

이제 은퇴해도 될까요?
데이브 휴즈 / 탐나는책 / 1만4천 원

직장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면서 은퇴 후의 삶까지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미리 준비해 두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은퇴를 맞이하게 된다면 삶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노년을 상실감과 우울함에 빠져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그저 매일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과 은퇴 후의 삶을 미리 설계해 놓는 사람의 미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은퇴 준비’가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은퇴 전 고려해야 할 사항부터 은퇴 후 겪게 될 스트레스나 심리적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 은퇴 후 결혼생활을 현명하게 하는 방법, 새로운 일을 찾는 과정, 버킷리스트 실현 방법 등 후회 없이 순조로운 은퇴생활을 즐길 수 있게 돕는 다양한 조언을 전한다.

은퇴 후의 삶을 이미 겪어 보고 많은 이들의 은퇴생활을 연구한 저자는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가다가 ‘은퇴’라는 파도에 휩쓸려 방향감각을 잃고 표류하는 이들에게 불안에 떨며 오늘을 허비하지 말고 객관적 정보들에 근거해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 보라고 격려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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