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괜찮을까… 옥상문 열러 갔더니 도로 내려와야 했다
상태바
여기는 괜찮을까… 옥상문 열러 갔더니 도로 내려와야 했다
군포 아파트 화재 이후, 도내 둘러보니…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0.12.03
  • 1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옥상 문과 이어지는 계단 끝에 설치된 높이 1m 크기의 철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옥상 문과 이어지는 계단 끝에 설치된 높이 1m 크기의 철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지난 1일 군포시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과 주민들은 평소 옥상 출입문이 잠겨 있었고, 옥상으로 이어지는 비상구 표시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옥상 문이 열리지 않아 피해자들이 사망했다면 그건 살인"이라며 경찰과 소방당국에 진상 규명을 촉구 중이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옥상 문 개방은 ‘건축법’에 의거 5층 이상의 상가 및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의무로 규정돼 있다. 또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6년 이후 건축된 아파트에선 상시 개방해야 하며, 평소 옥상 문을 폐쇄할 경우에는 화재 시 자동으로 열리는 개폐 시스템 등 성능 인증 및 제품 검사를 받은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건물 밖으로 대피가 어려운 주민들을 빠르게 옥상으로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소방법에는 옥상 문 개방을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날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5층 규모의 아파트는 옥상으로 연결되는 계단에 자전거와 화분, 의자 등이 놓여 있어 비상상황 시 대피하는 주민의 이동을 방해할 정도로 폭이 좁았고, 벽에 부착된 ‘비상문 유도등’은 고장나 있었다. 옥상 문과 이어지는 계단 끝에 설치된 높이 1m 크기의 철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어 옥상 출입이 불가능했다.

의왕시 삼동 16층 규모의 아파트도 옥상으로 향하는 철문 상단에 부착된 ‘비상문 유도등’의 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문 옆에 부착된 ‘비상 옥상열쇠 보관함’에는 열쇠가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에서 화재 발생 시 유일한 대피소인 옥상의 문을 열어 두라고 하지만 관련법이 없어 강제하거나 지키지 않을 때 처벌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도내 아파트 단지 등의 옥상 문 자동개폐장치 설치 독려를 홍보하는 등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