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로(管輅)는 삼국지 무대에서 매우 특이한 존재였다. 어릴 때부터 "짐승들도 천기를 아는데 어찌 인간으로서 알 수가 없겠느냐"면서 주역과 수리(數理), 관상을 연구해 인간의 운명을 예언하는 데 탁월했다.

훗날 조조에게 불려가 아들 대에 가서 황제의 지위를 얻을 것이라는 예언을 우회적으로 "아득하고 오묘한 하늘의 운수를 미리 알 수는 없고 훗날을 기다려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 후 사마소와 친했는데 낙양의 부윤(서울시장에 해당) 정도는 잘 할 수 있겠으나 자신의 운명은 이 정도에서 멈추게 돼 있다며 스스로 뜻을 접었다. "내가 낙양을 다스리게 되면 백성을 돌보고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사람의 일을 주관할 수는 없다"는 관로의 사양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온갖 불법·편법도 다 저지르면서 입으로는 개혁이나 공정이나 떠들고 제 허물을 덮는 데 혈안이 된 정치인들의 궤변은 동서고금 그치질 않는다. 역사는 이들을 뭉뚱그려 간신이라고 한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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