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남례 인천 여성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
임남례 인천 여성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

12월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이 세월의 흐름을 새삼 깨닫게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지나간 시간에 대한 반성과 다가올 신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저 다가올 추위를 걱정해야 할 고통스러운 시기일 뿐이기도 하다. 올 겨울도 걱정과 한숨 속에 소외받는 이웃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고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연말이 되길 기원해 본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웃사랑의 대표적인 활동이자 나눔문화 확산을 돕는 희망나눔 캠페인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특별한 상징물이 있다. 바로 ‘사랑의 온도탑’ 인데, 우리 이웃들의 사랑이 모여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볼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 12월 1일 ‘사랑의 온도탑’을 인천애뜰에 설치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하는 캠페인에 돌입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의 목표 모금액은 67억2천만 원이며, 기부를 원하는 시민은 사랑의 열매 모금함이나 ARS 전화로 참여하면 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사람들이 더욱 힘든 시기에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갈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질지 기대된다. 특히 이번 캠페인 기간 동안 신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대거 탄생해 줬으면 하는 소망도 함께 가져 본다. 

그동안 인천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온도탑 목표를 수차례 달성해 왔다. 하지만 최근 추이로 보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얼어붙으면서 기부 열기가 급격하게 식어 가고 있어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올해도 온도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동참하는 풀뿌리 모금운동 확산이 절실하다. 우리의 오랜 전통 공동체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운동일 것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이웃에 대한 사랑의 발로이고, 이런 나눔 정신이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다. 

굳이 지난 시절을 돌아보지 않더라도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서로 돕고 극복해 온 것이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이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위기의 순간에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것이 우리의 민족성이며, 이런 정신은 국가적 재난 때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공동체의식을 다져왔다. 물론 시대의 변화와 함께 우리의 정서와 문화도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나눔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런 미풍양속이야말로 지키고 확산해야 할 가치가 아닐까 싶다. 이번 캠페인이 소외된 이웃에게 더 큰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천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따랐으면 한다. 

기부는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한다. 과거에는 시민들을 상대로 성금을 강요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기부를 요구하는 자선단체가 많아지면서 시민들의 불신을 키우는가 하면, 가끔 터지는 기부 비리는 시민들의 온정심리를 얼어붙게 한 적도 많았다. 이웃돕기 취지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기부의 본래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나눔 정신은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빛을 발했고 더 큰 희망으로 이어져 왔다. 어려운 이웃돕기에 때와 장소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날씨가 춥고 삶이 어려울수록 궁핍한 이웃에 온정의 손길이 닿았으면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 심화로 인한 양극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에서 비롯되는 갈등요인을 줄이는 것은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다. 이런 정신이 실천으로 옮겨질 때 갈등은 줄고 공동체는 건강해지게 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모두가 어렵게 삶을 지탱하고 있지만 인천시민들이 나눔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 사랑의 온도탑이 조기에 100% 달성하길 간절히 기대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