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영 화성아동보호전문기관 오산사무소 팀장
김채영 화성아동보호전문기관 오산사무소 팀장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교육 실시 등으로 발견되지 못한 아동학대 위기 아동이 많아졌다. 취약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돌봄 공백이 커지며 보호자 없이 아동이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등, 방임 상황에 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가정 내 학대는 80%이다. 하지만 아동권리보장원 운영 통계추이에 따르면 2020년에는 아동학대 신고율이 줄었다고 한다. 학대 피해 아동을 발견할 수 있는 많은 기관이 운영되지 않아 이들을 감시하는 기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은 물론, 아이가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 확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학대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고위험군 아동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재학대 근절을 위해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합동으로 아동학대 점검팀을 구성했으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코로나로 인해 아동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사례관리 중인 가정에 대한 전수점검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학대가 발생하는 가정으로 들어가 피해 아동을 모두 발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자라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 내 위기가정을 발굴하는 시스템을 견고하게 갖추고, 지역사회가 면밀히 연계해 사각지대에 있는 학대피해 아동을 발견하고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주변에 학대 받는 아동이 없는지 관심을 갖고 ‘누구나 의심만 되도 신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극 신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민간단체인 굿네이버스는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난 학대 피해아동의 유일한 목격자가 ‘나’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 즉시 신고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아동학대 예방캠페인 ‘아동학대 국민감시단이 되어 주세요’를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에서는 ▶학대 피해 아동이 있는지 살펴볼 것 ▶아동 학대 발견 즉시 112에 신고할 것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가질 것에 동참하고 세 가지 약속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계절에 맞지 않는 옷과 씻지 않은 모습으로 홀로 있는 아동을 목격하거나 이웃집 어딘가에서 고성과 욕설, 아동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경우, 공사장이나 유흥시설 등에 아동이 혼자 배회하는 모습, 훈육을 명목으로 집 밖에 홀로 세워져 있거나 사고로 보기에는 미심쩍은 멍이나 상처가 발견되는 경우 등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면 아동학대신고전화 112로 신고가 가능하다. 다른 누가 아닌 내가 감시자가 되는 것이 꺼져가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아닐까.

‘행복은 적극적인 행동 가운데서 나타나는 것이다. 소극적인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나의 적극적인 신고가 숨죽여 소리 내지 못하는 아동의 고통을 대변해 주는 것일 수 있다. 삶의 무게로 주변을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지만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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