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작된 8일 인천시 남동구 중앙공원 야외 인조잔디구장의 사용이 중지된 가운데 축구골대가 눕혀져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상향 조정으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운영 및 이용이 제한되자 인천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수도권 거리 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8일 자정을 기해 3주간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시설과 국공립시설뿐 아니라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중교통 및 생활편의시설들도 운영 및 이용이 제한된다.

인천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내 은행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운영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조정했다. 평소 개·폐점 시간(오전 9시∼오후 4시)과 비교해 30분 늦게 열고 30분 일찍 닫는다.

시행 첫날인 8일은 오전 9시에 개점한 후 폐점 시간만 오후 3시 30분으로 앞당겼다. 생각지도 못한 은행의 단축근무에 시민들은 평소에도 은행 업무시간이 짧아 불편이 많았는데, 지금보다 더 줄이면 오히려 사람들이 몰리게 돼 사회적 거리 두기 취지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부평구에 거주하는 김원식(46)씨는 "애초에 문제가 많던 은행 영업시간을 더 단축시키면 어떻게 하느냐"며 "은행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꾸준한데, 영업시간을 줄이면 오히려 쏠림 현상으로 사람들이 북적여 감염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중교통 운영 제한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기간 인천도시철도(1·2호선)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감축 운행(1호선 11회, 2호선 10회 감축)한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대부분 회사가 재택근무 및 근무시간 조정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야간시간대 대중교통 운행을 감축하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고 꼬집었다.

이번 조치로 백화점 및 대형 마트(전체 면적 300㎡ 이상 종합소매업)도 시식 및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퇴근 후 마트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계양구에 거주하는 김모(33·여)씨는 "일을 마치고 오면 보통 오후 7∼8시가 되는데, 오후 9시에 문을 닫아 버리면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며 "코로나19가 밤에만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밤 시간대만 영업을 금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폭발적인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결정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대중교통과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위해 협조를 부탁 드린다"고 설명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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