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김민우(왼쪽)가 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지난해 일본 J리그 챔피언 요코하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 후반 역전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이 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지난해 일본 J리그 챔피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격파했다.

수원은 지난 4일 빗셀 고베(일본)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2-0)하며 가까스로 G조 2위에 올라 극적으로 16강전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요코하마마저 3-2로 꺾어 2년 만에 8강전을 치른다.

K리그에서는 수원과 함께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3-0으로 완파한 울산 현대 등 두 팀이 8강전에 합류했다. 수원은 10일 오후 11시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고베와 리턴매치(오후 11시)를 벌이고, 울산은 같은 날 오후 7시 베이징 궈안(중국)과 대결한다.

올해 ACL은 결승 이전까지 동·서아시아로 분리돼 경쟁한다. 서아시아에서는 이미 준결승까지 진행돼 페르세폴리스(이란)가 결승에 선착해 있다. 동아시아 지역 8강은 울산, 수원, 베이징 궈안(중국), 고베로 압축됐다.

수원은 스리백의 한 축인 민상기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변수 속에 요코하마를 맞아 전반 20분 상대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리크 리마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넘긴 수원은 후반 들어 공세 수위를 높여 갔다.

후반 7분 센터 서클에서 한석종이 낮게 깔아 찬 공을 받은 임상협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때린 오른발 슛이 골키퍼에게 막히는 등 득점 기회를 만들더니 5분 뒤 김태환의 동점골이 터졌다. 이기제가 왼쪽 측면에서 상대 패스를 차단한 뒤 볼이 한석종-김민우를 거쳐 반대편으로 연결됐고, 김태환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후반 30분 나카가와의 오른발 슛을 양형모 골키퍼가 선방해 가슴을 쓸어내린 수원은 7분 뒤 김민우의 역전골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프라인에서 김태환이 태클로 끊어낸 볼을 받은 김민우가 짧게 패스했고, 김건희가 힐킥으로 돌려주자 왼발 슛을 꽂았다.

수원은 후반 42분 한석종이 센터 서클 안에서 상대 골키퍼가 앞으로 나온 틈을 타 오른발로 차올린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요코하마의 파월 오빈나 오비 골키퍼가 뒤늦게 골대 쪽으로 뛰어 들어갔지만 소용없었다. 후반 추가 시간 4분 중 1분가량 흐른 뒤 상대팀 오나이우 아도의 헤딩 만회골이 나왔지만 수원 쪽으로 넘어간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박건하 감독은 경기 후 "전반 요코하마의 압박과 스피드에 고전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0-1이든 0-2든 지는 건 마찬가지니 자신 있게 우리의 경기를 보여 주자고 강조했다"며 후반전 수원의 경기 내용이 달라질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고베전에서 후반에만 두 골을 뽑았던 수원은 이날도 후반전에 세 골을 몰아쳤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정신적·체력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 상대가 체력적으로 떨어질 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것 같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 돼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역전골을 터뜨려 2경기 연속 최우수선수 격인 맨오브더매치(MOM)에 선정된 김민우도 "하프타임 때 감독님과 선수들이 우리의 경기를 보여 주자고 했는데 이뤄 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선수 없이 출전해 약체라는 평가를 받은 점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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