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레프트 공격수 곽승석이 강력한 스파이크(왼쪽)로 꾸준히 득점하면서도 공격적인 수비(오른쪽)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레프트 공격수 곽승석이 강력한 스파이크(왼쪽)로 꾸준히 득점하면서도 공격적인 수비(오른쪽)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10일 현재 2020-2021시즌 V리그 10승4패, 승점 2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3 25-23 26-24)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KB손해보험과 승점 동률에도 세트득실률이 앞서 선두로 올라섰다. 레프트 공격수 곽승석(32)은 이날 경기에서도 존재감이 컸다. 팀 내 두 번째인 13득점을 기록하면서도 공격 성공률은 양팀 통틀어 최고 73.33%를 기록했다.

곽승석은 데뷔 초기 ‘수비 전문 공격수’라 불릴 만큼 넓은 수비 범위와 정확한 리시브,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리베로 못지않은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 2년차, V리그 2011-2012시즌엔 리베로들을 제치고 수비상을 받았고 2013-2014시즌 수비상을 거머쥐었다. 2016-2017시즌엔 팀 내부 사정으로 일부 경기에서 리베로로 나섰고, 2018년레프트 공격수 최초로 V리그 수비 5천개(서브 리시브+디그)를 쌓았다.

곽승석의 수비력은 올 시즌에도 빛난다. 그는 14경기에서 리시브 효율 46.96%를 기록해 전체 4위다. 세트당 평균 디그(2.614개), 평균 수비(6.000개)는 전체 1위로 각 팀 리베로를 뛰어넘는 리그 최고 수비수다.

곽승석의 수비력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그는 정확한 리시브로 국내 최고 세터 한선수에게 공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그걸 받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생산한다. 대한항공의 다채로운 공격은 곽승석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최근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빠졌지만, 곽승석의 안정적인 수비를 발판으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화재전에서 곽승석의 수비는 에이스 정지석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곽승석이 리시브를 주로 책임지면서 부담 없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던 정지석은 올 시즌 284득점을 올려 이 부문 국내 선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정지석은 "올 시즌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리시브에 신경을 못 쓴 것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수비에서 (곽)승석 형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서 부담 없이 공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곽승석은 수비만큼 공격적 플레이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3일 OK금융그룹전 19득점, 6일 한국전력전 14득점, 그리고 9일 삼성화재전 13득점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

곽승석은 공수에서 펄펄 날고 있지만, 자신은 ‘조연’일 뿐이라며 계속 자기 역할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팀의 에이스는 정지석"이라며 "난 지석이를 뒷받침해줄 뿐이다. 이런 모습이 이어져야 대한항공이 더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2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선두 자리를 추격하는 KB손해보험과 대결한다. 대한항공 1위 등극을 이끈 곽승석이 다시금 ‘선두 유지’에도 힘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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