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수필가
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수필가

<제6회부평사랑글짓기대회>

 올해 부평사랑 글짓기대회는 코로나19 때문에 백일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거행됐다. 그래선지 예년에 비해 응모작은 훨씬 적었지만, 눈에 띄는 작품도 있었다. 

 주어진 시재는 「부평 캠프마켓」, 「맹꽁이」, 「부평역」, 「굴포천」, 「걷고 싶은 길」이었다. 일본 강점기에 조병창이었던 미군 부대는 부평의 역사를 대변하는 소재이고, 두꺼비와 굴포천은 환경의 소중함을 각인시켜주는 소재이다.

 으뜸상(인천시교육감상)을 받은 정은재(부흥초) 학생의 「부평의 오아시스, 굴포천」은 단오축제로 시작된 굴포천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미꾸라지를 잡은 후 다시 풀어주는 체험을 통해 모기를 퇴치하는 미꾸라지가 굴포천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곰팡이가 핀 EM 흙덩이를 정화제로 넣어 환경보호 운동가 역할을 했다는 내용으로 문장력도 뛰어났다.

 으뜸상(부평구청장상)을 받은 김샛별(마장초) 학생은 「맹꽁이」라는 시를 썼다. 꾸욱꾸욱 우는 소리에 돼지인 줄 알았는데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개구리인 줄 알았고, 등에 그려진 얼룩무늬를 보고 두꺼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쟁기발개구리라고 부르는 맹꽁이였다며 굴포천에서 꾸욱꾸욱하고 부를 테니 꼬옥꼬옥 나오라는 표현은 순수한 동심이 아니고는 흉내 낼 수 없는 내용이다. 

 부평문학회 배천분 회장은 부평구여성백일장 등 문학 행사가 사라지고 그나마 명맥을 잇고 있는 부평사랑글짓기대회가 더욱 번창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제26회 마약퇴치 창작 공모전 글짓기>

 올해는 코로나19로 시간이 멈춰선 계절을 보냈다. 펜더믹선언으로 온 세계가 꽁꽁 얼어붙은 채 동안거에 들어갔다.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를 반전의 계기로 삼은 경우도 있었다. 독서와 창작활동을 통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낸 경우이다. 그래서 마약퇴치 창작 공모전에도 많은 응모를 기대했었다.

 이번에도 응모작품은 적었지만 기량이 뛰어난 작품이 있었다. 심사 때마다 항상 강조하는 말이지만 가상의 세계를 쓴 글보다 피부로 느끼고 가슴으로 회한의 통곡을 뿌린 글을 우선한다고 했다. 

 대상(인천시장상)은 나미숙 님의 「새 인생을 안겨준 단약·단주 치료」가 차지했다. 주인공의 인생은 남편을 잘못 만나면서 수렁의 길로 빠져들었다. 어린 나이에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폭언과 폭력을 겪으며 자신도 모르게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 주인공은 이혼한 후 두 아이를 데리고 한 부모 가정을 꾸렸다.

 20년 후 두 번째 만난 남편은 20여 년간 복역 생활을 한 전과자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마약 중독자였다. 알코올 중독자와 마약 중독자의 만남. 남편은 고통의 수렁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시작하자며 주인공과 함께 서구에 있는 ‘참사랑병원’과 인천마약퇴치운동본부를 방문하며 단약과 단주를 시행한다. 알코올과 마약 때문에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인생을 망칠 수 없다는 결연한 각오였다.

 마그미상을 수상한 유진영 씨의 「향수」는 산문이 아닌 단편의 시(詩)다. 시는 언어를 함축하고 심연한 의미를 농축시킨 엑스(추출물)이다. 여기서 ‘향수’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뜻이 아니라 마약을 암시하는 화장품 ‘향수’였다.   

 처음엔 달콤했다// 너의 향기가 좋아서/ 기분이 좋아졌고// 뿌리다 보니/ 계속 뿌리게 되었다// 나만 알 수 없어/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뿌렸다// 그들은 나를/ 말렸고// 나를 떠났다// 달콤한 향기는/ 지독한 향기였고// 내 주위 사람뿐만 아닌 나 자신도 잃었다// 향기를 잃은/ 깨져버린 향수병처럼  -「향수」 전문

 최우수상(시의회 의장상)을 수상한 노훈석 님의 「정신건강! 신체건강!」은 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겪은 내용이다. 불어난 체중을 헬스로 조절하던 학생이 코로나19로 헬스장이 폐쇄되자 2개월간 식사 대신 다이어트 보조제를 복용하던 중 실신했다.

 선생님은 자신이 외야수 야구선수 시절,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3개월간 다이어트 보조식품만 복용하다가 영양실조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식사를 하는 올바른 다이어트 운동법을 지도한다. 약물 남용을 계도하며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가르친 내용이다.

 코로나19 의 극한 환경에서 응모해 수상한 분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낙선하신 분들은 더욱 정진해 다음 기회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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