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큰 폭의 성장과 변화의 중심에 섰던 남양주시가 코로나19로 파란만장했던 2020년을 문화와 자족기능을 융합한 도시로의 전환점을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시민이 마음 놓고 힐링할 수 있는 하천정원화 사업부터 교통약자를 위해 재미(Fun)를 더한 ‘트롤리 버스’까지 크고 세밀한 정책으로 시민에게 웃음을 선물한 남양주시를 만나본다. <편집자주>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청학비치에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청학비치에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천, 5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다

 조광한 시장은 멀리 갈 필요 없이 내 집 앞에서 휴식을 즐기는 ‘로컬택트’의 결정판 ‘하천정원화’ 사업에 성공했다. 

 전국 최초로 하천정원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불법 시설물을 정비하고, 일상 속 탈법과 불법·부정 행위를 뿌리 뽑아 청정계곡을 시민에게 선물한 것이다.

 조 시장이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찬 사업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만큼, 이 사업은 시의 엄청난 노력을 동력으로 쾌속하게 진행됐다.

 특히 지난 7월 개장한 청학비치는 청학천 계곡에 160m에 이르는 모래사장을 탄생 시켰다. 자릿세가 없어진 지금의 청학천의 모습은 과거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다.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한 불법시설물이 빽빽하게 채워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공간이 청학천이었다. 시는 하천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계곡 상인 등과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그 결과 불법시설물 업소 82개소, 불법시설물 1천105개, 폐기물 2천260t을 모두 일사천리로 정리할 수 있었다.

 청학천에서 시민들이 맑은 물에 발 담그고, 아이들이 모래사장에서 놀며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창조적 상상이 현실로 구현된 것이다.

 조 시장은 "막연한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 낸 대표적 작품이 청학비치"라며 "시민이 행복하게 즐기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 대한민국 No.1 도시를 향한 걸음을 차근차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청년창업공간 ‘1939 with 이석영’ 조감도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청년창업공간 ‘1939 with 이석영’ 조감도

 #청년창업공간 ‘1939 with 이석영’

 시는 창업에 도전장을 내민 청년들을 위해 기획·연구부터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혁신적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 결과물이 내년 2월 준공을 앞둔 ‘1939 with 이석영(가칭)’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다양한 창업공간을 통해 청년들의 창업의지를 응원함과 동시에 지역과 상생하는 공생 창업플랫폼을 목표로 기획됐다.

 만 19세부터 39세 이하 청년을 뜻하는 1939세대에게 이석영 선생의 ‘묵묵히 준비하고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자강불식-自强不息)’는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를 담았다. 창업LAB과 백화점을 한 공간에 융합한 시 최초의 청년을 위한 의미 있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지하1층 지상5층 연면적 1천348㎡ 규모로 조성되는 ‘1939 with 이석영’은 판매공간과 영상·제품 촬영 스튜디오, 공유오피스, 비즈니스·플리마켓 공유라운지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인근에 조성되는 청년광장은 다목적 야외공연장과 바닥분수대 등을 배치해 시민과 청년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며 지역 명물로 자리잡은 ‘트롤리버스’와 교통약자 배려 ‘땡큐버스’.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며 지역 명물로 자리잡은 ‘트롤리버스’와 교통약자 배려 ‘땡큐버스’.

 #교통혁신에 관광의 즐거움을 더한 ‘트롤리 버스’

 시는 올해 6월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 노선에 보고 즐기는 관광적 요소를 결합한 트롤리 버스를 투입했다. 관광형 시티투어버스로 활용되는 트롤리 버스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시민의 일상에 즐거움을 더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지에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트롤리 버스가 출퇴근 시간, 만원버스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피곤함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이라는 조광한 시장의 철학이 담겨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타보고 싶다’는 작을 소망을 선물하고, 편리한 교통에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이미 지역 명물로 자리잡았다.

 ‘남양주시 트롤리 버스’라는 존재 자체가 시를 홍보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된 선순환 사례로 손꼽히기도 한다. 트롤리버스는 현재 5개 권역 10개 노선에 10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운행되고 있다.

 

도시철도 9호선 연장사업 협약식.
도시철도 9호선 연장사업 협약식.

 #다핵도시 남양주의 중심축 ‘왕숙신도시’

 시는 민선 7기 시작과 동시에 2030년까지 ‘경제문화중심 녹색자족도시’, 2050년까지 ‘수도권 동북부 거점도시’ 등의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왔다.

 조광한 시장은 취임 전부터 이를 위한 핵심으로 교통을 꼽았으며, 이중 철도교통 문제 해결 없이 도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에 대한 해법이 3기 신도시 유치와 GTX-B노선이었다.

 수십 년이 걸려도 실현 가능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함으로써 시는 수도권 동북부 거점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왕숙신도시와 GTX-B 유치에 성공하면서 전철이 없는 도시, 일자리 부족으로 출퇴근에 생활교통비만 월 평균 50만 원이 필요한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와 차별로 낙후되고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던 시에 신성장 동력이 생긴 것이다. 특히 3기 신도시는 다핵도시로 분산돼 중앙도심이 없던 시의 한게를 극복하는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아이스팩 수거업무를 돕고 있는 조광한 시장.
아이스팩 수거업무를 돕고 있는 조광한 시장.

 ▶환경오염이 주범 ‘아이스팩’ 보상수거제

 코로나19로 택배물량이 급증하면서 아이스팩 사용량은 폭증에 폭증을 더했다. 올해 국민 1인당 6개꼴인 약 3억2천만 개가 사용될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문제는 아이스팩을 구성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자연분해에만 500년이 걸릴 만큼 환경에 극악한 위해요소라는 점이다. 이에 조 시장이 진두지휘하는 ‘생활쓰레기 20% 감량’ 정책의 일환으로 아이스팩 보상수거제가 도입됐다.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환경을 보전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수도권매립지 반입총량제 시행’에 대비하는 일석이조의 시책이다.

 지역 16개 읍면동 주민센터에 수거 창구가 마련됐으며, 조 시장도 직접 나서 수거원으로 활동하며 시민들의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아이스팩 5개를 종량제봉투(10L) 1개로 교환해주는 이 사업은 현재까지 22만㎏의 아이스팩을 수거하는데 성공했다. 수거된 아이스팩은 소독과 세척과정을 거쳐 남양주지역 수요처에 무상 제공되고 있어 ‘성공적인 자원순환’ 사례로 평가받았다.

 조 시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직접 아이스팩 재사용 청와대 국민청원을 추진하고,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모두의 노력 덕분에 전국에서 벤치마킹이 쇄도하고 있으며, 최근 전북 군산시와 남원시가 보상수거제를 도입하는 쾌거를 올렸다. 시는 내년부터 아이스팩을 지역화폐로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수거·교환처도 마트와 농협 등으로 다양화 할 방침이다.

 조광한 시장은 "인류 문명이 자연을 파괴하며 발전해 온 덕에 자연을 치유불가능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며 "인류의 마지막 과제인 쓰레기 문제의 해결 없이는 인류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모여 인류를 구하는 큰 힘으로 작용하는 만큼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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