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피싱에 이용되는 구글 플레이 카드
메신저피싱에 이용되는 구글 플레이 카드

가족을 사칭해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한 기프트카드를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9일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조모(51) 씨는 최근 모르는 번호로 문자를 하나 받았다. 아들을 사칭해 ‘휴대전화가 고장나 피시방에서 문자를 보낸다’며 특정 앱을 받아 회원가입을 하거나 혹은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글 기프트카드를 사줄 것을 요청했다.

조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들에게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자로 계속 대화를 이어갔기에 기프트카드 60만 원 상당을 구매해 카드 뒤 바코드를 문자로 보내줬다.

이에 만족하지 않은 메신저 피싱은 추가로 200만 원 가량의 기프트카드 구매를 요구했고, 조 씨는 기프트카드를 추가 구매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더 이상 피해는 입지 않았다. 조 씨는 최종 60만 원에 상당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를 봤고, 자신이 무엇인가에 홀린 것처럼 행동했다고 자책했다.

실제로 조 씨와 같은 피해를 본 사람은 최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 대다수가 피해 규모가 비교적 소액(구글 기프트카드 5만~15만 원권 판매)이라는 이유로 피해 신고에 적극적이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조 씨의 경우처럼 기프트카드에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앱 다운로드 및 회원가입 등을 통한 피해는 큰 액수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경찰은 이들이 요구한 특정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피해자의 휴대전화가 원격조정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메신저 피싱 조직은 범죄를 시작하기 전 피해자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걸어 귀찮게 해 전화를 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인천지역 내 편의점을 중심으로 사고예방 홍보물을 부착하고, 업주·직원을 상대로 피해사례를 설명하는 등 홍보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서부경찰서 신원식 수사과장은 "자녀들이 문자 혹은 메신저를 통해 구글 기프트카드를 요청하면 무조건 사기"라며 "사기 수법과 특징을 파악해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사고예방 필요성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송금하기 전 통화 등 확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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