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돌아보며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계승해 민주사회를 건설하고자 이천시 모가면에 조성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은 총 466억 원(전액 국비)의 사업비를 투입, 15만㎡ 부지에 묘역·유영봉안소·기념관·민주광장·교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2016년 6월 개원했다.

 현재 58명의 열사들이 영면해 있는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공원 정문.
공원 정문.

 #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지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중부고속도로 남이천나들목을 빠져나오면 맞은편으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있다. 이천시 모가면 공원로 30,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하 민주공원)이다. 

현재 민주공원에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 오직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바친 58명의 민주열사들이 영면해 있다. 

지금 우리가 마음껏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목숨을 걸고 그 가치를 지켜낸 열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요원(遙遠) 했을 것이다. 우리가 민주공원을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성지로 꼽는 가장 큰 이유다.

전시관 내부 전경.
전시관 내부 전경.

민주공원은 행정안전부 소관 국가 추모시설이다. 따라서 정부가 직접 운영해야 하지만 지금은 이천시와 행정안전부가 위·수탁계약을 체결해 운영은 이천시가 맡고, 운영에 필요한 제반 재정적 비용은 행안부가 책임지고 있다. 그러므로 민주공원의 각종 시설 관리와 유지·보수비 일체는 국비로 충당되고 있다.

민주공원은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민주열사들의 묘역을 이곳으로 이장(移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이장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총 136명의 열사들이 민주공원에서 영면하게 된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불씨를 지핀 전태일 열사와 1987년 고문치사로 사망해 그해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 그리고 호헌 철폐와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 내는 데 큰 분수령이 된 이한열 열사를 비롯한 78명의 열사들은 이장 계획에만 포함돼 있다.

그럼 민주공원 안장 대상자는 누가 결정할까? 결정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성된 위원회에서 맡고 있다. 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의 위원이 있으며,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등이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유영 봉안소.
유영 봉안소.

# 민주공원은 이천시 모가면에 언제 건립됐을까?

정부가 민주공원 사업을 처음 결정한 해는 2001년이다. 당시는 부지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2007년이 돼서야 이천시와 5·18 묘역이 있는 광주광역시 2곳이 민주공원 유치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그리고 정부의 후보지 심의 결과 이천시가 최종 후보지로 결정됐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돼 2016년 6월 9일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이천시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민주공원 건립에는 총 466억 원(전액 국비)의 사업비가 소요됐으며, 15만㎡ 부지에는 묘역·유영봉안소·기념관·민주광장·교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이천 민주화운동 기념공원 제2전시실.
이천 민주화운동 기념공원 제2전시실.

# 민주공원 참배 및 탐방

민주공원은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국경일인 경우 그 다음 날)과 1월 1일 그리고 설날 및 추석 연휴를 제외하곤 연중무휴 개관이다. 휴관 날짜를 가급적 피하면 민주공원에 안장된 58명의 열사 참배는 언제든 가능하다. 

기념관 등의 개방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 오전 9시 30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모든 시설물의 입장료는 없다. 

방문객들의 관람을 돕기 위해 전문해설사 3명이 상근하고 있으며,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 강의실.
체험프로그램 강의실.

특히 학생들을 상대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 현장학습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장점과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지난해에는 3만여 명이 민주공원을 찾았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체관람과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워 방문객 숫자가 줄었지만 지금도 개별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관람에 필요한 궁금한 내용은 전화(☎031-644-3817∼9)로 문의하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으며, 민주공원은 묘역의 경건함을 유지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 찾아오는 길

민주공원은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중부고속도로 남이천나들목을 빠져나오면 공원 입구가 바로 보인다. 경부·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호법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타면 된다. 

민주화운동 기념공원 묘역.
민주화운동 기념공원 묘역.

여기에 이천과 안성을 잇는 국지도 70호선과 호법과 모가를 연결하는 시도 11호선이 통과하고 있어 인근 시·군에서도 쉽게 닿을 수 있다. 

이천시내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지척이다. 이천 시외버스터미널을 기점으로 민주공원까지 거리는 약 13㎞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30분 이내 도착할 수 있다. 

주변 레저 여건도 매우 좋다. 민주공원부터 마국산(445m)까지 곧바로 이어지는 잘 정비된 등산로가 있어 민주공원을 둘러본 후 산행도 가능하다. 최근 모가면사무소에서 마국산 등산로를 새롭게 정비해 한결 산행이 수월하다. 

이 뿐만 아니라 민주공원 바로 옆에는 이천시가 운영하는 이천농업테마공원(☎031-632-6607)과 목재체험관이 있고, 조금 더 떨어진 곳에는 수도권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테르메덴(☎031-645-2000)이 있어 가족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하지만 12월 중순 현재 이 두 곳은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므로 방문을 희망할 경우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사진= <이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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