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마켓에서 불법 거래되는 음식물.
중고마켓에서 불법 거래되는 음식물.

"남동구 논현동이고요. 강화에 사시는 어머니가 직접 농사를 짓고 말려서 만든 귀한 고추장 판매합니다. 2㎏ 3만5천 원이고 6개 가능합니다."

"구월동에서 스킨 미스트, 샤워 젤 샘플 등 10개 일괄적으로 판매합니다. 샘플 전부 구매 시 9천 원이에요."

가정에서 만든 음식물이나 비매용 화장품 샘플 등을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판매하는 사례가 발생하는데, 이는 불법행위여서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시 남동구에 거주하는 박모(62)씨는 최근 주변의 권유로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휴대전화 앱을 설치했다.

박 씨는 이웃 주민들이 올린 판매 물건 중 직접 만든 김치나 반찬 등 음식물이 있는 것을 보고 솔깃했다. 평소 요리에 자신이 있던 터라 본인도 직접 김치류나 반찬 등을 만들어 팔면 소소하게 용돈벌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박 씨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온 가족에게 자신의 구상을 야심차게 공개했으나 가족들이 중고 거래 앱을 통해 미신고 영업과 보건 관련 자격 없이 직접 만든 음식물 판매는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려 줘 수포로 돌아갔다.

집에서 즉석판매제조·가공업 등의 허가 없이 제조한 음식을 판매하는 것은 식품위생법 위반에 해당하며, 사안에 따라 적게는 300만 원에서 5천만 원의 벌금이나 징역까지 가능한 불법행위다.

게다가 이러한 식품의 일부는 재료, 제조일자, 위생 등이 확인되지 않아 섭취 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밖에도 중고 거래 앱에서 빈번하게 매매가 이뤄지지만 실상 거래가 금지된 상품은 비매품으로 제공하는 화장품 샘플과 도수 있는 선글라스·렌즈 등이다. 실제 중고 거래 앱은 화장품 샘플 판매, 콘택트렌즈, 서클렌즈 등을 온라인 판매 불법 물품으로 표기해 위법행위임을 알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당국은 중고 거래 활성화로 벌어지는 현상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가정 음식물 거래 대다수가 법적 규제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중고 거래 앱 등의 불법 음식물 제조 및 판매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를 실시하면 대부분 정확한 규정을 숙지하지 못하고 용돈벌이로 생각해 판매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현장 조사 후 위법행위에 속하지 않도록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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