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직면한 식량위기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의 식재료로 ‘곤충’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메뚜기 튀김이 술상에 올랐고, 번데기탕이 흔한 요즘에도 박멸의 대상인 곤충을 먹는 것은 그저 괴상한 식습관으로 치부된다. 그럼에도 식용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양질의 영양소 섭취와 환경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계상 세계 인구 100억 명이 곤충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알고 있는 ‘밀웜(갈색저거리)’을 비롯해 건강식품, 쿠키, 숙취음료 등에도 귀뚜라미 등 다양한 곤충이 재료로 쓰이고 있다. 또 화장품이나 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있어 그 규모는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양주시는 이 같은 식용곤충의 이점에 연유해 이미 2013년부터 곤충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곤충산업연구회를 조직하고 창업전문가 양성, 생산 및 가공기술 확대, 유통 등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고 있는 시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양주 곤충창업사관학교 학생들이 여주 곤충박물관을 견학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주 곤충창업사관학교 학생들이 여주 곤충박물관을 견학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곤충산업의 필요성과 이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7년 말 기준으로 식용곤충을 파악한 결과 흰점박이꽃무지, 귀뚜라미, 장수풍뎅이, 갈색저거리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곤충 유통·가공·사육 분야 신고 업체도 2천590개로 집계됐다. 그에 반해 곤충 사육 농가는 농가형, 개인사업자 업체형, 단체형 등 전체 유형에서 영세하거나 부업으로 운영돼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웃 국가들의 곤충산업 활용 추이를 보더라도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이후 곤충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유전자 해독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곤충 과자가 인기를 끌면서 전역에 곤충 음식 자판기까지 등장하는 등 대중화를 실현했다.

중국은 약용으로 곤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동충하초(冬蟲夏草)’가 대표적인 예다. 겨울에 귀뚜라미 등 곤충을 숙주로 안에 기생하다가 여름에 버섯으로 나오는 특성 때문에 관련 곤충들을 약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곤충 분비물을 활용한 품질 좋은 페인트를 개발해 수출하는 등 곤충산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곤충은 고단백질 영양소가 풍부하고 환경보전적인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일례로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얻기 위해 축사를 운영하면 오수, 온실가스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곤충은 거의 없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일반 육류와 비교해 100분의 1 수준이다.

또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각각 1㎏ 생산하려면 5㎏, 10㎏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곤충은 1.7㎏면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 선제적 곤충산업 활성화에 나선 양주시

시는 곤충산업의 생산과 가공·유통 등 체계적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핵심 주력 곤충의 안정적 생산기술 보급을 위해 2013년 41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양주시곤충산업연구회’를 조직했다. 이듬해에는 총 12회에 걸쳐 곤충 창업 아카데미를 운영했고 곤충산업 홍보 전시전 개최, 유용곤충 사육 실용화 시범사업 등으로 곤충산업 기반을 다졌다. 

서울호서전문학교와 곤충산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학교와 연계해 찾아가는 곤충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관학 협력도 강화했다. 

그 결과, 시는 도내 시·군 최초 농식품부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 인증기관이 됐다. 2015년에는 ‘양주시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처음 제정되면서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곤충요리를 배우기 위해 실습장에 모인 창업사관학교 학생들.
곤충요리를 배우기 위해 실습장에 모인 창업사관학교 학생들.

# 곤충산업 홍보 및 상생 네트워크 구축하며 대중화 앞장

시는 ‘블루오션’인 곤충사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창업 희망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곤충 창업사관학교를 운영했다. 1기 32명을 시작으로 2기 47명, 3기 25명, 4기 32명, 5기 24명, 6기 17명 등 총 177명을 대상으로 곤충 창업 관련 교육을 진행, 유용곤충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진출 방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유용곤충의 안정적인 생산 및 유통 기반 조성을 위해 농가 지원을 1곳에서 10곳까지 확대했고 로컬푸드 매장과 직거래, 인터넷 쇼핑몰 등 다양한 판로 확보에도 나섰다.

특히 지역 어린이·청소년들의 곤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총 43개 학교 2천1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곤충 생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애벌레를 기르고 사육키트와 표본을 제작함으로써 곤충을 혐오의 대상이 아닌 유용한 개체로 인식하는 변화에 기여했다.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홍보행사도 병행했다. 대한민국 지역희망박람회, 세계곤충박람회, G-푸드 비엔날레, 자체 축제(천일홍축제, 가족문화대축제)에서 방문객들에게 곤충산업을 조명했다.

# 곤충요리대회 개최로 긍정적 인식 전환 및 향후 유통 확대 추진

시는 2015년 남면에 위치한 한국외식과학고등학교와 곤충요리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외식과학고 등 중고생 30명이 참가한 가운데 곤충을 재료로 한 요리대회를 처음 개최했다. 

이어 농식품부 주최 ‘전국 곤충요리 경연대회’에 해당 학생들을 출전시켜 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하는 실적을 냈다. 이후에도 해마다 곤충요리대회를 개최하면서 식용곤충과 관련 산업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시는 식용곤충 생산농가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식용뿐만 아니라 사료용·애완학습용 등 다양한 기능성 곤충 상품 제품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코로나19 등으로 온라인 판매가 확대된 상황에서 관련 판로 개척을 통해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이성호 시장은 "곤충사육장 리모델링, 유용곤충 사육기술 보급사업 등을 지속 추진해 효율적 사육 방법을 표준화하겠다"며 "곤충 관련 전문인력을 적극 확대해 도내 곤충산업을 선도하는 시의 면모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주=전정훈 기자 jjhun@kihoilbo.co.kr 

  김상현 기자 ksh@kihoilbo.co.kr

사진=<양주시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