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자연의 생태계가 무너진 결과이다. 우리는 이를 얼마나 심각하게 알고 있는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는 결국 동식물 생태계를 파괴했고 기후 위기를 초래해 그 후유증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공격인 감염병 확산이란 재앙을 가져다 준 것이다. 

자연은 이처럼 인간의 행위에 대한 철저한 대가를 돌려주는 것으로 그것은 인간이 저지른 파괴에 대해 인과응보(因果應報)인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초현대판 ‘도전과 응전’의 학습을 치열하게 치르고 있다. 이는 교육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학교에서는 학생이든 교사든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교사는 교권회복을 부르짖고 학생은 학생인권을 주장하고 있다. 

언제부터 상호 간에 심각한 상처와 피해를 주고받는 대상자로 전락했는지 판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시기를 떠나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필자는 현재처럼 교사와 학생이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나서고 학부모마저 가담해 서로 간 최악의 관계를 맺게 된 것은 결국 삼자 간에 예절이 사라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즉, 교육공동체의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예절은 삶의 기본이다. 예컨대, 삶의 기간에서 연애 전에는 상사 모시듯 하고 연애 중에는 동기 대하듯 하다가 결혼 후 하인 부리듯 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병상에서 외롭게 과거를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생각할 게 없다. 

마찬가지로 현재 초·중·고 학생 수가 급감함으로 인해 고등학교와 대학에서는 입학 전에 학생을 예의 바르게 모셔오고 있다. 그런데 입학 후에 모셔온 학생에게 인격을 존중하며 가르치지 않으면 졸업 후 학교와 교원에 대한 평판은 계속 나빠져 결국, 구조조정의 냉혹한 파도를 넘지 못해 표류하게 된다. 여기서 소위 성공하는 학교, 명문고, 명문대의 위상이 갈라지게 된다. 

오늘날 학교는 구성원의 인간관계 정립에 새로운 관점이 요구된다. 학생을 과거처럼 단지 미성숙한 존재로 보고 그들을 위계관계상 하급자로 대우하는 것은 심각한 부정적인 결과를 남긴다. 왜냐면 이러한 생각은 성인인 교사가 미성년인 학생들로부터 예절을 받기만 하려 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교사가 예의가 없는데 학생이 교사에게 예의를 잘 지키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기적이다. 단적인 예로 인사는 먼저 보는 사람이 건네는 것이 예의다. 

학생만이 교사에게 먼저 인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구시대적 가치관으로 갈등을 초래한다. 한마디로 교사가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시작하는 학생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다. 

이젠 교사가 단지 공부의 신이 돼 학생들에게 적절한 동기 부여를 하며 공부 잘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시간 관리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올바른 인성 확립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학생들의 바른 인성은 교사의 학생에 대한 예의에서 시작되고 나아가 긍정적인 수업평가와 평판도 교사가 예절을 갖춤에서 시작된다.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예절을 솔선수범하면 교육상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현직 교사 중에는 그 사례를 경험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못한 경우엔 여전히 과거 방식에 의한 예절 관념을 소유하기 때문이다. 

예의 바른 학생, 학부모가 있다는 것은 청정(淸淨) 1급수에만 산다는 천연기념물 열목어(熱目魚)가 있다는 것과 같다. 파괴된 생태계에 열목어가 돌아온 것을 보고 하천이 1급수가 됐음을 알 듯이 예의 바른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와 교육 생태계가 복원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젠 교사가 먼저 적절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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