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빛나는 시간은 언제였을까?’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특별했던 순간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결혼과 육아를 거치며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아줌마들이 잊지 못할 특별한 인생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놨다.

활동동아리 ‘작당’이 생활기록에세이 「나를 담다」를 출간했다. 연수구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들로 모인 김경희 등 6명의 아줌마들이 ‘내 인생의 특별한 순간’이라는 주제로 삶을 돌아보고 기록한 이야기들이다. 244쪽의 짧지 않은 책에는 누구나 겪었을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이들에게는 가장 화려하고 빛나는 시간이 담겨 있다.

이들의 직업은 생김새만큼이나 제각각이다. 전문 강사에 소설가, 화가, 사회복지사, 회사원 등. 그런 만큼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다르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자 인생에 가장 화려하고 빛나는 시간은 가족과 함께 했던 때였고, 그 이야기는 「나를 담다」에 그대로 담겼다.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윤희숙 씨는 ‘당신 마음이 보인다’를 통해 어릴 적 동인천 일대에서 신문 배달을 하며 겪었던 사춘기 소녀가 아픔을 극복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석간신문을 돌리며 만나게 되는 친구들 얼굴을 부끄러워서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며 "오랜 이야기지만 그때의 신문 배달이 내게는 살아가는 데 큰 용기를 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희 씨는 시각장애인단체에서 일했던 다양한 경험을 ‘눈을 감아도 보이는 세상’으로 풀어냈으며, 맏언니 격인 이성숙 씨는 ‘사랑해…그리고 기억해!’에 마흔 중반에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화가인 김인교 씨는 ‘초록 담장’에 유년시절 아버지와 함께 보냈던 강원도의 풀과 들, 꽃을 기억해 냈다.

이희정 씨는 ‘스터디 맘 영희 씨’에서 미래를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육아기를 소설 형식으로 담아내며 워킹맘의 마음을 위로한다. 소설가인 최숙향 씨는 ‘정숙한 여인의 고백’을 통해 10년 전 준비 없이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가족을 소개하는 내용을 소설 형식으로 써 내려갔다.

활동동아리 작당의 최숙향 대표는 "내 인생의 특별한 순간을 찾는 글쓰기는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치유와 힐링의 시간이 됐다"며 "「나를 담다」를 통해 많은 이들이 인생을 돌아보고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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